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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목돈만들기 '짠 테크' 이렇게..."1000원으로 시작해 573만원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저축이 어렵다고요?…2030 ‘짠 테크’ 열풍

직장인 김욱진(33) 씨는 올해 초부터 시작한 ‘짠 테크’로 지난달 꿈에 그리던 자전거를 샀다. 매일 카페에서 사 먹던 커피를 한 잔씩 줄여 하루에 5000원씩 저축한 돈이었다. 주말 포함 하루도 빠짐없이 저금통에 5000원을 저축한 덕분에 4개월 만에 60만원이 넘는 ‘목돈’이 생겼다.

저축습관 길러주는 ‘짠 테크’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 #소액이라도 매일, 꾸준한 저축이 핵심 #은행등, 소액 적금 상품도 잇달아 출시 #1000원으로 시작한 저축이 573만원으로

김씨가 계획한 두 번째 짠 테크는 ‘금연’이다. 지난 11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어 하루에 4500원씩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짠 테크는 다음 달에 결혼식을 올릴 여자친구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김 씨는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금연을 통해 1년에 16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매일 4500원씩 저축한 뒤 목돈으로 만들어 내년 5월에 평소 갖고 싶던 DSLR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금연 짠 테크’를 계획하며 그 첫 단계로 소액 적금 상품에 가입했다. 매일 현금 4500원을 저금통에 저축하는 게 번거로울 뿐 아니라,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저축을 미루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김 씨는 ‘커피 짠 테크’를 하는 동안 현금이 없어서 저축을 미루다가 한꺼번에 1주일 치 돈을 저금하는 등의 불편함을 겪었다고 한다.

‘짠 테크’에 도움 주는 적금상품의 진화

짠 테크란 ‘짠돌이’와 ‘제테크’의 합성어로, 적은 돈을 꾸준히 모아 목돈을 만드는 제테크를 의미한다. 난생처음 저축에 도전하는 사회초년생들이나 생활 속 ‘푼돈’을 아끼려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짠 테크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짠 테크 도전자 대부분이 “푼돈 모아봐야 얼마나 되겠냐”는 생각과 함께 귀찮음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중도 포기하기 때문이다.

김 씨의 경우처럼 짠 테크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회 초년생과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면서 최근 각 시중은행에선 경쟁적으로 짠 테크 상품을 내놓고 있다. 소액 적금이 주를 이루는 짠 테크 상품의 핵심은 귀찮은 절차 없이 편리하게 저축이 가능하고, 고객들이 꾸준히 소액을 저축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미리 계좌를 지정하면 공인인증서나 OTP 인증 없이 클릭 한 번으로 매일 일정액이 자동으로 저축되는 식이다. 어린 시절 목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저금통이 디지털 형태로 진화한 셈이다.

‘오늘은 얼마니?’…답장만 보내면 ‘짠 테크’ 성공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짠 테크 상품은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이다. 이 적금은 일일저축을 소액 적금 서비스에 문자메시지를 통한 간편 송금 서비스 기능을 더했다. 등록한 휴대전화로 매일 낮 12시 30분에 ‘오늘은 얼마를 저축하시겠어요?’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하고, 얼마를 저축할지 답장을 보내면 자동으로 저금 이체가 이뤄지는 식이다. 특히 ‘금연’, ‘하루에 커피 한 잔 줄이기’, ‘군것질 끊기’ 등의 목표를 설정하면 “금연을 위해 오늘은 얼마를 저축하시겠어요?”와 같은 식의 변형된 문자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다.

“금연을 위해 오늘은 얼마를 저축하시겠어요?”

“오늘은 담배 한 값 가격인 4500원 저축할게요”

‘오늘은 얼마니?’ 적금은 커피, 군것질, 담배 등 일상 속 ‘소소한 지출’을 아껴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상품이다. 간편송금의 한 종류인 텍스트뱅킹을 활용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를 제출하고 OTP를 입력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금액을 특정해 답장을 보내면, 텍스트뱅킹 시스템에서 자체적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설정된 금액을 이체해주기 때문이다.

금리는 6개월의 경우 연 0.8%, 12개월은 연 1.0%의 금리를 제공하며 최대 연 2.2%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매일 1000~5만원씩 월 최대 100만원까지 저축이 가능하다.

‘짠 테크’ 상품 봇물…푼돈 모아 목돈 만드세요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소액을 간편하게 저축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적금 상품들을 운용중이다. 신한은행의 짠 테크 대표 상품은 ‘한달애(愛) 저금통’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클릭 한 번만으로도 저금이 가능하다.

한달애 저금통의 가장 큰 강점은 연 4%에 달하는 금리다. 하루 최대 3만원(월 최대 30만원)의 ‘자투리 돈’을 저축하면 연 4%의 금리를 적용해 매월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지정한 계좌로 이자와 적립금을 넣어준다. 매일 쓸 수 있는 돈의 한도를 정해놓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모바일 저금통'으로 활용하는데 최적화된 상품이다. 하루에 3만원 이상을 쓰지 않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2만원을 쓴 날의 경우 남은 1만원을 적금 계좌로 이체하는 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짠 테크족을 위해 ‘매일매일적금’을 출시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리브(Liiv)'를 통해 이용 가능하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신규 가입이 가능하고 클릭 몇 번으로도 매일 손쉽게 저축이 가능하다. 이 상품의 경우 매일 꾸준한 저축을 유도하기 위해 5일 또는 10일 연속으로 저축하는 미션을 달성할 경우 최고 연 0.2%의 우대 이율을 제공한다.

◇1000원으로 시작해 573만원 만드는 ‘짠 테크’ 노하우

74만명의 회원이 이용중인 ‘짠돌이 카페’의 운영자 대왕소금(본명 이대표)은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짠 테크로 ‘캘린더 강제저축법’을 추천한다. 저축 습관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인 ‘매일 실천’과 ‘소액 저축’을 결합한 형태의 짠 테크다.

캘린더 강제저축법은 달력의 일자에 맞춰 하루에 1000원씩 늘려가며 저축하는 방식이다. 매월 1일엔 1000원을, 2일엔 2000원을, 3일엔 3000원을 저금하는 식으로 늘려가 매달 말일에는 3만1000원(말일이 30일인 경우엔 3만원)을 저축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1000원으로 시작한 저축을 통해 매달 49만6000원(31일 기준)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확장해 1년간 실천하면 12개월 동안 573만8000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대왕소금은 짠 테크를 실천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목돈을 만들어 사고 싶은 물건을 정해놓으라고 조언한다. 캘린더 강제저축법의 경우 1000원으로 시작한 돈이 일 년 후 573만원으로 돌아올 때 이 돈을 쓸 곳을 미리 정해 놓는 식이다. 그는 “돈을 써봐야 돈을 모으는 이유도 알게 된다. 더 큰 돈을 만들기 위해선 돈 쓰는 법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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