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패트리엇' 번개-5형 시험발사 또 성공…김정은 대량생산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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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을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7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한의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 번개-5형의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을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7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한의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 번개-5형의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 등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형 반항공 요격 유도무기체계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군 당국은 노동신문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요격 미사일을 번개-5형(KN-06)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발사 장소는 함경남도 선덕 일대로 판단했다. 선덕은 지난해 4월에서도 번개-5형 시험발사를 한 곳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을 지난 27일 오전 발사한 사실을 포착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참관 아래 진행한 번개-5형 시험발사를 1년여 만에 공개한 이유는 성능개량 면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기 때문이라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북한의 노동신문이 공개한 번개-5형 시험발사 장면. 발사대에서 콜드 런치로 발사된 미사일이 일정 높이에서 점화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노동신문이 공개한 번개-5형 시험발사 장면. 발사대에서 콜드 런치로 발사된 미사일이 일정 높이에서 점화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사진 노동신문]

번개-5형은 이동식 발사대에서 콜드 런치(cold launchㆍ냉발사) 방식으로 발사된 뒤 일정 높이에서 점화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노동신문은 이번 번개-5형이 “각이한(상이한) 공중 목표들을 탐지ㆍ요격했고, 적 공중 목표들로 가상한 무인기와 로케트 표적들을 맞혔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번개-5형의 대량 생산을 주문한 뒤 “다음 세대 반항공 요격 유도무기체계 연구ㆍ개발사업도 시급히 병행해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번개-5형 미사일은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가운데 가장 최신형이다. 수직발사형 미사일과 위상배열레이더, 목표물과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힛 투 킬(hit to kill)’ 등 최신 기술을 채택해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군 당국은 최대 사거리를 150㎞로 추산한다. 201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요격미싸일(미사일) 종합체’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됐다.

북한이 번개-5형 개발과정에서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의 S-300(왼쪽)과 중국의 HQ-9. [사진 Air Power Australia]

북한이 번개-5형 개발과정에서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의 S-300(왼쪽)과 중국의 HQ-9. [사진 Air Power Australia]

러시아의 S-300이나 중국의 훙치(紅旗ㆍHQ)-9를 참고삼아 북한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로 보인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 미사일의 개발 과정에서 북한이 중국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제3국을 통해 러시아의 자료를 입수했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군사전문 매체인 제인스(Jane’s)는 번개-5형이 제한적인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 항공산업 전문지인 에비에이션위크의 한국통신원 김민석씨는 “북한은 핵ㆍ탄도미사일 등 공격 전력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킬체인ㆍ대량응징보복(KMPR)에 대응하는 방어 전력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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