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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광화문 대규모 집회로 '북적'...3000명 모여 '미세먼지 대토론회'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말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와 광화문 일대에서는 하루종일 노동·시민단체, 서울시가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민노총 '비정규직 정규직화' #서울시 '3000명 참여 미세먼지 대토론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교육적폐 청산과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5·27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새 정부에 ‘법외노조 철회’등을 요구했다.

민주노총과 ‘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외치고 있다. 백수진 기자

민주노총과‘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외치고 있다.백수진 기자

 이들은 전교조 법외노조는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라고 주장하며 강력 비판했다.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은 “지금은 교육적폐 청산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법외노조 철회는 촛불 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교육개혁을 위해 통과할 첫 번째 관문이며, 이를 통과하지 않고는 교육개혁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회원들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과 ‘기억 진실’이란 글자가 새겨진 노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참석했다. 대전지부 소속인 김중태(44) 씨는 “정권이 바뀌고 집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경찰이 위협하거나 제재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길을 건널 때 차량을 막아주는 등 평화롭게 집회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다음 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농성 투쟁에 나선 뒤, 6월 말까지 정부가 법외노조 통보 철회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금 당장 촛불행동' 집회에서 세종대왕 복작을 한 참가자가 최저임금 1만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백수진 기자

'지금 당장 촛불행동' 집회에서 세종대왕 복작을 한 참가자가 최저임금 1만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백수진 기자

 오후 5시 광화문 청계광장에서는 민주노총과 ‘최저임금 만원 비정규직철폐 공동행동’이 주최한 ‘지금 당장 촛불행동’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된 무대를 준비하고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등 3가지 내용을 구호로 외쳤다.

 운수노동자 안전 사진전시회와 ‘장시간 노동 제한’, ‘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 대한 시민찬반투표 행사도 진행됐다. 화창한 날씨의 주말을 맞아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은 오가는 길에 잠시 멈춰 스티커 붙이며 집회 내용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주최측은 더운 날씨를 고려해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물티슈와 얼음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묵념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조직국장은 무대에 올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 대규모 대중집회”라며 “이 정국의 들러리와 대상이 아닌 주체이고 주인임을 선포하고, 우리가 외쳤던 개혁의 과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바를 외치고 촉구하는 투쟁 선포의 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소속으로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휴대전화 수리를 하는 고덕화(25) 씨는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지금 와이프가 임신 중인데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더 좋은 세상 주고 싶어서 집회 참여했다”며 “비정규직 철폐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선 전 국민의 시급한 관심사가 된 미세먼지 대토론회가 한창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김제동 씨가 진행을 맡았다.

27일 서울시가 주최한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백수진 기자

27일 서울시가 주최한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백수진 기자

 광장에는 원형 테이블 260여개가 놓였고 테이블당 12명씩 총 3000여명이 참가해 미세먼지 해결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 중 나온 의견은 진행자가 취합해 곧바로 본부에 전달하는 방식이었는데 시민들의 토론 열기가 너무 뜨거워 사회자가 진행에 곤란을 겪을 정도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1차 토론에서만 2000여개의 의견이 모였다.

 토론회에 참가한 이기수(15·한성중) 군은 “등교할 때 여기저기서 공사하는 모습을 많이 봤었는데 주변 지날 때마다 공기가 안 좋다고 느꼈다”면서 “그래서인지 출퇴근 시간에 공사하지 말라는 의견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2살 아들과 함께 온 이민정(42) 씨는 “올해 미세먼지 과거보다 유독 심각해서 바깥놀이 할 때도 너무 신경이 쓰이고, 캠핑이나 공원을 가고 싶어도 야외활동이 힘들어 아쉬웠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 달 경주로 여행을 갔는데 전기 자동차를 직접 타보니 보편화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동차 배기가스 줄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토론했다”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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