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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와 가재 본뜬 수중탐사 로봇 '크랩스터'

중앙일보

입력

크랩스터를 바다에 투입하는 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크랩스터를 바다에 투입하는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가재와 게를 본뜬 수중탐사 로봇 '크랩스터'가 전북 전주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전주박물관서 27일 시연…29일까지 전시 #보행·유영 통해 이동…해저 지형 탐색 적합 #조류 빠른 서해안 수중 문화재 발굴에 도움

국립전주박물관은 26일 "수중탐사를 위해 만들어진 해저로봇 크랩스터를 오는 29일까지 박물관 내 기획전시실 앞에서 전시·시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립전주박물관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전북 서해안 일대에서 발굴한 고려청자 2900여 점 등 수중 문화재를 조명하는 특별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침몰선에 실렸던 고려 사람들의 꿈'을 테마로 한 특별전은 지난 23일 개막해 오는 9월 24일까지 열린다.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크랩스터 작동법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크랩스터 작동법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크랩스터(Crabster)는 게(Crab)와 가재(Lobster)의 영문을 합성한 단어다. 이름 그대로 게와 가재처럼 여러 개의 다리(6개)를 이용해 수중에서 걷거나 헤엄쳐 이동하도록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개발했다.

로봇의 몸체 길이는 2.45m, 폭 2.43m, 높이 1.3m다. 지상에선 무게가 650㎏이지만 수중에서는 150㎏ 정도다. 선상의 원격제어실과 진수인양장치, 크랩스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잠수사가 해저에서 수중 문화재를 조사하는 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잠수사가 해저에서 수중 문화재를 조사하는 모습.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전주박물관에 따르면 크랩스터는 울퉁불퉁한 해저 지형 탐색에 적합하다. 바다 밑바닥에서는 걷고 수중에서는 헤엄칠 수 있어서다. 로봇팔로 직접 해저 작업도 지원한다.

고해상도 스캐닝 소나(수중음파탐지기)와 초음파 카메라 등이 탑재돼 혼탁한 해저에서도 탐지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중고고학계에서는 크랩스터가 국내 수중 문화재 발굴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양조사단이 바다에서 건진 유물들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해양조사단이 바다에서건진유물들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국립전주박물관]

수중 문화재의 보고(寶庫)인 국내 서해안과 남해안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 속도가 빠르다. 특히 서해안은 중국 황하(黄河)에서 유입된 토사로 인해 물이 탁하고 수온 차가 크다.

장제근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크랩스터는 혹독한 환경의 수중 탐사를 위해 개발됐다"며 "그동안 잠수사에만 의존하던 수중 문화재 발굴과 연계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랩스터 시연은 27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전시는 29일까지다. 문의는 063-220-1030.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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