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놈' 신태용, "이승우, 제2의 난놈이 되지 않을까싶다"

23일 아르헨티나전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는 신태용 U-20대표팀 감독. 전주=양광삼

신태용(47) 한국 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르헨티나전에서 '원더골'을 터트린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극찬했다.
이승우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FIFA U-20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50m 드리블을 선보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이승우 득점 때 짜릿했다. 드리블에 마무리까지 잘해줘서 너무 멋있었다. '제2의 난놈'이 되지 않을까싶다"고 말했다.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신 감독은 '한국판 조제 모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라 불린다. 모리뉴 감독은 공식석상에서 "난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라고 자평했다. 신 감독도 2010년 성남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뒤 기자회견에서 "난 난 놈이다"라고 말했다. '난 놈' 신 감독도 이승우를 인정했다.

-2경기 만에 조기 16강행을 확정지었는데.
"오늘 너무 힘든 경기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르헨티나는 우리에 비기거나 질 경우 상당히 위험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우리도 무조건 잡야한다는 간절함을 갖고 임했다. 선수들이 너무너무 경기를 잘해줬다. 역시 아르헨티나는 아르헨티나였다. 우리가 스코어는 이겼지만 상대가 강했다. 선수들이 살신성인 자세로 잘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르헨티나 승리에 대한 개인 소감은.
"세계 최고축구팀 아르헨티나를 맞아 경기내내 마음을 졸이면서 짜릿짜릿한 느낌을 많이받았다. 상대가 공을 잡을때마다 1분1초를 아끼기 위해 흥분하면서 다급하게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결코 한국축구가 세계적으로 나갈 때 부족함이 없다고 느꼈다."

-수비수 숫자를 늘린 이유는.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2선침투가 상당히 좋았다. 우리가 선제실점하면 무너질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더 강하고 공격적으로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포어 리베로 김승우를 쓴게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어 리베로(Fore Libero)는 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변형 스리백이다.

-그동안 '신태용 축구는 수비가 약하다' 지적이 있었는데.
"'맞는 말이다. 워낙 공격성향을 강하게 가져가다보니 수비가 약해보일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같은 경기를 하면 수비가 약하다는 소리를 못할 것이다."

-대회를 앞두고 "세계를 놀라게하겠다"고 말했는데.
"제가 1차 목표로 잡은건 조별리그를 2승1무로 통과하는 것었는데, 80%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조별리그 한 경기가 남아서 너무 빨리 판단하는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잉글랜드전에 최소 비기거나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원래 감성적인데 이번대회 떄는 이성적인거 같다.
"올림픽 감독 경험들이 몸안에 축적된거 같다.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 스스로 터득하면서 이성적으로 바뀌어 가는거 같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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