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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봉하 방명록’에 담긴 정치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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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역사→사람사는 세상→그 다음은?

가장 최근 "'사람 사는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매년 빠짐없이 추도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신분으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추도식이다.

역대 봉하마을을 참배할 때마다 문 대통령은 한줄 방명록을 남겼다. 당면한 정치적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표현하려 했다.

2015년 3월 “대통령님의 정신을 역사 속에서 되살리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2ㆍ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같은해 3월 새 지도부와 함께 봉하마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대통령님의 정신을 역사 속에서 되살리겠습니다”라고 썼다.

당시 권양숙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내 마음은 항상 그쪽에 가 있다”고 격려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당시 문재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참석했다. 가운데는 안철수 전 의원, 오른쪽은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중앙포토]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당시 문재인(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참석했다. 가운데는 안철수 전 의원, 오른쪽은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중앙포토]

2015년 5월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제발 분열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달라”

하지만 이후 참배 때마다 문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은 간단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같은해 5월 노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당시 봉하마을로 가는 차 안에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제발 분열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달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4ㆍ29 재보선 참패 직후 당내 비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던 상황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월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월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중앙포토]

2016년 1월 “통합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았다. 참배 후 방명록에 “통합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철수 전 의원의 탈당 직후 당 소속 의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던 직후다. 당내에선 문 대통령만으로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권 여사는 “살면서 어떻게 어려운 일이 없을 수 있겠나. 힘을 내 헤쳐가자”고 문 대통령을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5월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5월 23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생전 노 전 대통령의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중앙포토]

2016년 5월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노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당대표에서 물러나고 총선에도 불출마한 문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 자격으로 추도식을 주관했다.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난 문 대통령은 “오늘 추도식의 콘셉트는 ‘김대중과 노무현은 하나’라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신 아주 소중한 희망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분과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따르는 분들이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 위문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직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 한 뒤 방명록에 남긴 글.위문희 기자

2017년 4월 “‘사람사는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가장 최근 참배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다음날이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사람사는 세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썼다. 사람 사는 세상은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다.

문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개혁과 통합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함께 다 이룰 때 다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통해 또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통해 사람사는 세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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