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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휘두른 10대에게 경찰이 테이저건 발사...과잉진압일까?

중앙일보

입력

늦은 밤 공원에서 소란을 피운 10대를 경찰이 전자충격기(테이저건)를 사용해 붙잡았다.
해당 청소년은 "경찰이 과잉진압을 했다"며 자신의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고 경찰은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다.
22일 경기 화성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0시12분쯤 "오산시의 한 공원에서 학생들이 술을 먹고 싸우는 등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전경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전경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같은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현장으로 순찰차 2대(경찰관 4명)를 파견했다.
현장에는 고교생 20여 명이 모여있었다.
경찰은 이들에게 "밤이 늦었으니 어서 귀가하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경찰관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학생들을 상대하기 위해 테이저건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경찰관은 이들 중 경찰관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는 등 폭력을 휘두른 A군(17)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군은 사건 직후 자신의 SNS에 경찰이 테이저건을 쏘는 등 진압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이로 인해 입은 상처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며 "경찰이 과잉진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를 위로해 주려고 (공원) 갔는데 경찰이 '가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친구 한 명이 욕을 했는데 경찰관이 '뭐라고 했냐'며 친구의 목덜미를 잡길래 '이러시지 말라'고 경찰관 손을 잡았다. 그랬더니 경찰관이 욕설하며 내 목을 졸라 뿌리쳤는데 다른 경찰관들이 몰려와 테이저건을 9방 쐈다"고 주장했다.
A군은 또 "경찰의 멱살을 잡지 않고 가슴을 밀었을 뿐"이라며 "욕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당방위"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학생들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4차례나 들어와 현장에 출동해 보니 청소년 20명이 떠들고 있어 '귀가하라'고 요청했는데 오히려 욕설을 하고 밀며 멱살을 잡았다"며 "A군 뿐 아니라 다른 학생 여러 명이 여기에 가세해 이들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테이저건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A군이 올린 동영상에도 해당 학생 등의 폭력으로 경찰의 안경이랑 혁대가 파손되는 장면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경찰청 홈페이지에도 이런 내용이 담긴 글을 올린 상태다.
경찰은 현재 A군을 불러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화성=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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