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닭 잡아먹는 유기견…갈 곳 잃은 '맹수'되어 마을 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들개 떼는 제주도 한라산을 중심에서도 발견된다. 한라산 등지에서 돌아다니며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도 성판악 인근 숲 속에서 들개 두 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중앙포토]

들개 떼는 제주도 한라산을 중심에서도 발견된다. 한라산 등지에서 돌아다니며 등산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도 성판악 인근 숲 속에서 들개 두 마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중앙포토]

여기저기 떠도는 유기견들이 맹수로 변해 소, 닭 등 가축을 해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21일 대전일보에 따르면 지난 14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서정리의 한 오골계 농장 등에서 닭 무리가 유기견들의 습격으로 떼죽음 당했다.

당시 농장 주인들은 2평 남짓한 닭장 속 닭들이 털이 뽑히고, 여기저기가 물린 채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토종닭 21마리, 닭 6마리가 처참하게 죽었고, 닭 1마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을 안 방범용 CCTV를 확인 결과 범인은 낯선 개 2마리였다. 오전 3시 50분쯤 산에서 내려온 개들이 닭을 사냥해 현장에서 먹어치우고 1마리는 산채로 입에 물고 가는 광경이 찍혔다.

사람에게 버림받은 유기견들은 송아지도 공격했다. 지난 2월 옥천군 군서면 오동리에서는 한우 농장이 피해를 입었다. 유기견 3마리가 체중 250kg에 육박하는 송아지를 밀어 쓰러뜨린 뒤 엉덩이와 꼬리 부분을 뜯어 먹었다.

옥천군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맹수가 된 유기견 3마리를 포획했지만, 닭들을 덮친 유기견은 아직 잡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포획 틀을 설치한 뒤 유기견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민첩하고 눈치가 빠른 유기견들은 사람의 눈을 잘 피해 포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맹수가 된 유기견들이 다시 나타나 사람까지 공격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는 사람 손에서 벗어나면 어느 정도 야생성을 회복한다며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노인이나 어린이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