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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갈등 불쏘시개 세종역 신설 무산되나…"경제성 없다"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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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자치단체간 갈등을 불러온 KTX 세종역 신설 계획의 사업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업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에서 나온 조사 결과여서 세종역 신설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KTX 오송역 전경. [중앙포토]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KTX 오송역 전경. [중앙포토]

21일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세종역 신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이 사업은 인근 KTX 역사 이용객 감소와 호남선 KTX 통행시간을 증가시켜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용역 결과 B/C 0.59로 사업성 낮게 나와 #충북지역 "세종역 신설 명분 사라졌다"며 일제히 환영 입장

용역 결과 세종역 신설 사업의 비용편익비(B/C)는 0.59로 나왔다. ‘B/C(benefit/cost)’는 정부가 국책사업을 하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수치다. 장래에 발생할 편익과 비용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인데, 1에 가까울수록 경제성이 높다는 뜻이다.

박덕흠 의원은 “비용편익비가 0.59로 나온 것은 세종역 신설이 사실상 추진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세종역 정차로 오송역(충북)·공주역(충남) 이용객 수가 감소해 인근 역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호남선 KTX 통행시간 증가 등으로 사업성이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충남 공주시 이인면에 위치한 호남고속철도 KTX 공주역 전경. [중앙포토]

충남 공주시 이인면에 위치한 호남고속철도 KTX 공주역 전경. [중앙포토]

박 의원은 이어 “관련 법령상 운행 중인 철도 노선에 역을 새로 지을 경우 B/C가 1 이상 돼야 반드시 시행할 수 있다”며 “이번 용역 결과로 세종역 신설의 법령상 추진 근거도 상실됐다”고 덧붙였다.

KTX 호남선 세종역 신설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이 20대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이다. 충북 청주에 있는 오송역과 충남 공주역 사이에 위치한 세종시에 새 역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세종시는 “도심 관문역 부재로 KTX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세종역 신설이 필요하다”고 역사 신축을 주장했다. 반면 충북과 충남은 기존 역사 이용객 감소와 역세권 상권 위축을 우려해 반대했다.

세종역 신설이 타당성이 낮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자 충북도는 사실상 세종역 신설이 물건너 간 것이라며 반겼다. 충북도는 이날 논평을 내고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결과를 환영한다”며 “세종시는 완전한 행정수도로, 오송역은 세종시 관문역으로서 역할을 다 하도록 서로 힘을 보태자”고 밝혔다.

충북도의회도 “세종역 갈등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 충북과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정책을 만들자”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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