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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가 기자들을 우롱했다?

중앙일보

입력

사진=나원정 기자

사진=나원정 기자

[매거진M] 제7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프레스 배지에 짓궂은 버튼을 매달았다. 랜덤으로 제공되는 이 진분홍색 버튼엔 모두 열세 가지 문구가 황금빛 영어 혹은 불어로 적혀 있는데, “감히 나를 초청 안 해?” “그게 그 영화 찍은 남자 신작인데, 그 남자 이름 뭐였지?” “레드카펫에서 ‘셀카’ 찍다니, 나 진짜 쪽팔려” 등 언론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눈에 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현지 리포트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2015년 “레드카펫 ‘셀카’만큼 추한 짓은 없다”며 ‘셀카’ 금지령을 내렸지만 싸늘한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심지어, 같은 해 벌어진 플랫슈즈 사건을 연상케 하는 문구(“내 꿈:슬리퍼 끌고 레드카펫 입장하기”)도 발견됐다. 당시 칸영화제는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하이힐을 신지 않은 여성 관객을 레드카펫 행사에서 내쫓아 거세게 비판받았다. 에밀리 블런트 등의 배우는 항의하는 의미로 레드카펫에서 하이힐 신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버튼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인 이는 거의 없는 듯하다. 미국 연예 뉴스 매체 ‘벌처’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버튼이 “70주년을 맞은 칸영화제가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고, 이에 대해 자조적인 농담을 건넬 수 있을 만큼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지난 5월 17일 일흔 번째 막을 연 칸영화제는 오는 28일 폐막한다.

프랑스 칸=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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