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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국내 첫 스승기념관이 충남 강경에 들어선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충남 논산의 강경여중.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학교다. 1958년 당시 강경여중고 청소년 적십자(JRC·현 RCY) 단원들은 노창실(8회 졸업) 단장의 제안으로 병중이던 선생님을 위로하고 퇴직한 은사들을 찾아 인사를 했다.

서당부터 한국전쟁, 60~70년대, 미래 교실까지 닥종이로 제작해 전시 #역사 속 위대한 스승과 영화.책에 소게된 사제간 감동적 사연도 감상

해마다 이런 행사를 이어오다 1963년 윤석란(13회 졸업) 단장 주도로 ‘은사의 날’을 제정하자고 결의하고 그해 5월 26일 첫 행사를 열었다. 이 소식을 접한 충남JRC협의회는 행사를 충남 전역에서 열기로 하고 9월 21일 행사를 마련했다.

은사의 날 행사는 이듬해인 1964년 전국 543개 학교로 확대됐다. 그해 은사의 날이 ‘스승의 날’로 바뀌고 날짜도 5월 26일 정해진 뒤 제1회 스승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1965년에는 민족의 스승이라고 불리는 세종대와 탄생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정해졌다. 이런 이유로 논산 강경은 ‘스승의 날 발원지’로 전해져오고 있다.

충남 논산 강경여중에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스승기념관. 기념관으로 들어가면 왼편으로 스승의 날 유래와 강경지역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충남 논산 강경여중에전국 최초로 문을 연 스승기념관. 기념관으로 들어가면 왼편으로 스승의 날 유래와 강경지역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강경에 전국 최초로 스승기념관이 제36회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강경여중에 문을 열었다. 개관 하루 뒤인 16일 수업이 끝난 시간 기념관을 둘러봤다. 기념관은 본관 뒤편 건물 1층에 마련됐다. 182.5㎡ 규모로 전체를 관람하는 데는 30~40분가량이 걸린다.

스승기념관은 입구에서 3D 영상을 관람한 뒤 안으로 들어가면 왼편으로 ‘존사애제(尊師愛弟)의 전통이 깃듣 고장 강경’이라는 안내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강경은 조선시대 위대한 스승 김장생과 제자 송시열의 가르침을 배웠던 임리정(臨履亭)과 팔괘정(八掛亭)이 자리 잡는 등 전통과 현대에 걸쳐 예학(禮學)의 문화가 어우러진 곳이다.

스승기념관에는 60~70년대 교실 모습 등을 닥종이로 재현한 전시물이 전시돼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스승기념관에는 60~70년대 교실 모습 등을 닥종이로 재현한 전시물이 전시돼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기념관은 조선시대 서당 모습과 일제 식민지 시절, 한국전쟁, 60~70년대를 지나 현재, 미래의 학교 모습을 닥종이 인형으로 표현해 전시했다. 난로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데워 먹는 닥종이 인형 모습에 80년대 초반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영상실에서는 강경여중고의 사제간 아름다운 일화와 스승·제자의 도리 등을 생각해보는 다양한 인터뷰를 관람할 수 있다. 인터뷰에는 강경여중 동문들의 축하 인사와 재학생들의 스승에 대한 감사인사가 담겨 있다.

강경여중 임혜승(15)양은 “시대별 교실의 변화모습을 보면서 부모님과 선배님들이 어떻게 배웠는지를 알게 됐다”며 “우리 학교에 이런 기념관이 생긴 게 자랑스럽고 많은 분들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념관에서는 역사 속 위대한 인물과 스승 이야기, 영화와 책에 소개된 사제간 감동적인 이야기도 소개한다. 벽 한 켠에는 ‘스승의 은혜’ 악보가 크게 붙여져 기념관을 방문한 학생이나 졸업생들이 악보를 보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충남 논산 강경에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스승기념관에서 강경여중 3학년 최수지(15)양이 기념관을 소개하고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충남 논산 강경에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스승기념관에서 강경여중 3학년 최수지(15)양이 기념관을 소개하고 있다. 논산=신진호 기자

강경여중 최수지(15)양은 “기념관을 둘러본 뒤 담임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며 “많은 학생들이 기념관에서 스승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스승의 날을 기념해 학생들이 교사를 그린 그림과 포스터도 전시됐다. 훌륭한 어른으로 자랄 것을 다짐하며 쓴 편지를 타임캡슐에 보관하는 우체통도 설치됐다. 편지는 최소 1년 뒤부터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열어볼 수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최근 교사들의 권위가 떨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정신이 확산하기를 바라면서 기념관을 준비했다”며 “강경은 죽림서원과 화교소학 등 교육과 관련된 유산이 많아 자녀들과 방문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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