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고 높은 색다른 스포츠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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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고 높은 스포츠카 보셨나요?
→스포츠카와 SUV의 장점 결합한 크로스오버카

[인피니티 FX45]

감각적인 드라이빙을 추구한다면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BMW와 인피니티다. 렉서스와 벤츠가 부드러움과 정숙함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면 아우디는 4륜구동 시스템을 베이스로 한 주행성능과 안정성을 자랑한다. 인피니티는 초기부터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춰 BMW를 타깃으로 했고 현재 스포티한 특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행성능에서 BMW의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값이 싼 것이 인피니티의 장점. 실제 3리터급 중형 세단을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3천만원 가격차가 난다.

시승 모델은 인피니티의 SUV인 FX. 그 가운데 4.5리터 엔진을 장착해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외관 분위기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크다. 마치 미래에 판매 될 SUV의 스타일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다. 감각적인 디자인은 후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클리어 타입의 리어 램프와 낮게 설정된 차체 사이즈가 분명 다른 SUV와는 차별화된 느낌이다.

실내 분위기는 콤팩트 세단인 G35 시리즈와 유사하다. 특히 운전석에 앉으면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따라서 SUV임에도 고급 스포츠 쿠페를 타고 있는 느낌을 준다. 물론 다른 SUV에 비해 차고가 낮아 실제 주행 시에도 기존 SUV와 색다르다.

시동이 걸리면 나지막하게 V8 엔진 사운드가 전해지는데 음색만 가지고 성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기어를 D레인지에 옮기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새로운 FX만의 매력이 운전자를 사로잡는다. 다른 SUV처럼 4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지만 방식은 다르다. FX에 장착되는 닛산의 Attesa ET-S는 평상시 후륜구동으로 차를 달리게 하며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전륜에 구동력을 보내 트랙션을 이끌어 낸다. 따라서 후륜구동 차와 같은 박진감 있는 가속력을 전해주면서도 4륜구동의 안정감이 더해진다. 주행시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최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265mm 타이어와 20인치 알루미늄 휠은 존재만으로도 성능을 직감할 수 있다. 실제로 웬만한 코너링에선 고도의 안정성을 유지해 준다. 따라서 FX를 모는 동안은 지상고가 다소 높은 스포츠카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브레이크를 비롯한 전반적인 성능은 수준급. 단 공격적인 드라이빙 성능에 비하면 제동력은 다소 부드럽게 정지시키도록 장착한 느낌이 크다.

물론 FX에도 단점은 있다. 타 SUV와 비교할 때 좁은 트렁크 공간이 그것. 뒷좌석을 접으면 넉넉한 화물공간이 확보되지만 정원이 모두 승차할 경우 트렁크 공간이 넉넉치 않다는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FX의 매력은 사그라들지 않을 듯하다. 1억원을 넘는 고성능 SUV의 성능과 맞먹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모델. 그것이 FX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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