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여름' 서울·대구에 열대야 하루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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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기온도 낮고, 열대야도 거의 없는 시원한 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17일까지 전국 10대 도시 평균 기온은 22.8도로 평년보다 1.2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인 대구는 평년보다 무려 1.8도나 낮았다.

이에 따라 서울과 대구에는 올 여름 열대야 현상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는 3차례, 대구에는 9차례나 나타났다.

올해 10대 도시 중 열대야가 있었던 곳은 제주(5일).광주.대전(각 1일) 등 3곳뿐이다. 열대야란 새벽과 밤 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만하면 비가 내려 뜨거운 기온을 식혔다"고 설명했다.

비가 자주 온 것은 전국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대기가 불안정해진 날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9월 상순까지 비가 자주 올 것으로 예상해 올 여름 열대야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중 일조시간 역시 평년의 69%에 불과한 3백13.6시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는 3백75.8시간, 2001년엔 3백82.5시간이었다.

비온 날은 서울이 40일로 지난해보다 6일 많았고, 대구는 2일, 제주는 11일 더 많았다.

기상청은 '시원한 여름' 현상으로 올해 대도시의 오존 경보나 일사병이 줄었고, 냉방기 사용을 덜해 전기가 절약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조시간이 줄어들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출하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지적했다.

기상청은 8월에는 흐리고 시원한 날이 계속되다가 9월 들어서는 중순까지 평년과 마찬가지로 무더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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