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대기해" UAE 공주의 무개념 갑질 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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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국 BBC 홈페이지 캡쳐]

[사진 영국 BBC 홈페이지 캡쳐]

아랍에미리트(UAE) 공주 8명이 하인 20여명을 노예처럼 학대한 혐의로 9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고 12일 영국 공영 방송 BBC가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 토후의 미망인인 셰이카 함다 알 나흐얀과 딸 7명은 2008년 벨기에 브뤼셀 호화 호텔에서 8개월여 동안 머물렀다.

이들은 호텔의 한 층 전체에 있는 53개 객실을 통째로 쓰면서 20여명의 하인을 거느렸다.

문제는 공주들이 하인들을 사실상 감금하며 현대판 노예처럼 대했다는 사실이다.

공주들은 하인들에게 월급으로 500달러(한화 약 56만5000원)만 주며 24시간 내내 일을 시켰다.

제대로 된 비자를 받아주지 않은 것은 물론 하인들이 호텔 밖으로 나가는 걸 막기 위해 곳곳에 경비원을 배치했다.

하인들은 공주들이 먹다 남긴 잔반으로 식사하고, 공주들 방의 바닥에서 잠을 자며 공주들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한 하인은 3일 동안 물과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사건은 호텔에서 탈출한 모로코의 한 여성(31) 하인이 브뤼셀 경찰에 신고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공주들은 최고급 변호사 3명을 고용해 세부적 절차까지 법적 논쟁을 일으키며 시간을 끌어왔다.

BBC는 "공주들이 브뤼셀 법정에 서기까지 9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공주들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수십만 달러의 벌금과 실형까지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UAE가 공주들을 벨기에로 보내 형을 살게 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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