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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 치는 인공지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31호 19면

Devil’s Advocate

지난 5일 공개된 사이언스지 최신호의 표지는 스페이드 에이스 카드로 장식됐다. 캐나다와 체코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딥스택’ 관련 논문을 실었기 때문이다. 딥스택은 올해 초 프로 도박사 11명과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이에 앞서 올 1월에는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만든 AI ‘리브라투스’가 포커 선수 4명과 대결해 200만 달러를 따기도 했다(사이버머니라 진짜 돈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지난해 구글 ‘딥마인드’가 바둑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긴 뒤 AI의 전성시대가 열린 셈이다. 경우의 수를 분석하는 체스나 바둑과는 달리 포커는 일부의 정보만으로 승부를 예측하고 거기에 맞춰 베팅을 조절하는 등의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리브라투스의 경우 포커의 규칙만 입력했는데 좋은 패를 들고도 낮게 베팅해 손님을 끌거나 나쁜 패로도 높은 금액을 베팅하는 블러핑 전략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10의 160제곱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단번에 처리하면서 상대의 대응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게임이론까지 적용하는 것이다. 머지 않아 AI가 사기를 치는 험악한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입맛이 쓰다.

[Devil’s Advocate] 악마의 대변인. 가톨릭에서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의 행적과 품성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논리학이나 정치학에서는 논의의 활성화와 집단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부러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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