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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유세」로 불붙는 "인신공격"|사생활까지 헐뜯어 선거분위기 흐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대통령직선」 20여일을 앞두고 「1노3김」 후보진영끼리 사생활 헐뜯기 폭로성 인신공격이 불붙어 선거분위기를 더욱 흐리게 하고있다.
선거전 초반부터 지역감정촉발에 덩달아 고개를 들기 시작한 후보인신공격·중상모략은 유세공방이 중반을 향해가며 찬조연사들의 찬조연설등을 통해 차마 듣기가 민망스러울 지경의 「위험수위」로 치닫고있으며 이 같은 인신공격은 종반전에 더 심해질 조짐이다.
더우기 일부 지하조직에서 계획적으로 대량제작 살포하는 것으로 믿어지는 정체불명의 갖가지 유인물등 이외에도 후보를 내세운 공당에서 조차 원색적인 비방유인물을 내놓아 시민들 사이에는 국민을 얕잡아보고 우롱하는 짓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성민경변호사는 유세장에서 저질 인신공격으로 청중들의 호기심이나 자극하는 것은 유권자를 얕잡아보고 우롱하는 구시대적 폐습이며, 정권을 잡겠다는 정당의 대통령후보나 찬조연사들은 건전한 정책 대결로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후보비방 찬조연설=22일 민정당의 창원유세에서 찬조연사로 나선 김충선당국책연구소연구위원은 김영삼 후보에 대해 『겉으로는 군부독재 외치면서 속으로는 군부지지 얻으러 곁눈질하고 있다』며 「국가관이빵점」 「개떡같은 바람둥이」「대통령무자격자」라고 원색의 비방.
이에 앞서 21일 대전유세에서는 역시 찬조연사들이 「영삼아 안되겠다 돌아와라 부산항에」 「대중이는 안되겠다 목포의 눈물이다」 「종필이는 종쳤다 백마강의 꿈이다」 「백번 뛰어봐야 김대중은 중간, 김영삼은 3등, 김종필은 종쳤고 노태우가 우승」 등 만담조 인신비방을 늘어놓아 청중들은 웃으면서도 씁쓸한 표정들이었다.
후보들에 대한 인신공격은 당사자 후보들은 피하는 대신 찬조연사들이 도맡아 마구잡이로 쏟아붓는 양상이 후보진영마다 공통적이다.
18일 군산, 19일 김제서열린 김대중후보유세 찬조연사로 나선 손주선전의원은 여권고위층과 노후보를「○○놈,××새끼」라고 함께 싸잡아 욕설을 퍼부으면서 「거지같은 ××, 연산군·광해군보다 사람 더많이 죽인×」등 발언을 해 일부청중들의 거부반응을 받았다.
◇유인물 비방=유인물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는 인신비방은 「탱크·장갑차 모는데 이골난 30년 경력의 보통기사」 「운전면허만 따놓고 한번도 차를 몰아보지 못한 초보운전자」 「구를때마다 대형사고를 내는 운전사」 「사생아」 「서자출신」「가짜박사」 「사대주의자·병역기피자·무능인간」 「사상이 의심스런 사람, 북괴선전요원」 등 거의 의미와는 전혀 무관하고 양식을 의심케하는 수준이하의 저질내용이 많아 아직도 국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탄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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