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도 대선에서 '세대투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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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경북(TK)도 '세대 투표'를 했다. 평균연령이 낮은 지역일수록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시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지지한 비율이 높았다. 반대로 평균연령이 높은 지역일수록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평균연령 낮을수록 文 지지율 높은 경향 #박정희생가 있는 구미 지지율 가장 높아 #2012년 대선 땐 찾아볼 수 없었던 결과

지금까지 치러진 대선에서 TK는 세대보단 지역을 따져 투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TK에서 가장 평균연령이 낮은 경북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지역이지만 문 후보를 지지한 비율(25.5%)이 가장 높았다. 심 후보를 지지한 비율도 6.53%로 최고치였다. 2012년 대선에선 구미시가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80.34%의 표를 몰아주며 TK 평균 득표율(80.82%)과 비슷한 지지율을 보냈던 것과 비교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반면 TK에서 평균연령 55.3세로 가장 고령화 비율이 높은 경북 의성군은 홍 후보에게 무려 63.3%의 지지를 보냈다.

제19대 대선에서 나타난 TK의 세대투표 경향. 평균연령이 높아질수록 문재인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제19대 대선에서 나타난 TK의 세대투표 경향. 평균연령이 높아질수록 문재인 당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자료와 2015년 통계청 실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분석이 나왔다. TK에서 평균연령이 낮은 순서대로 10위 안에 드는 지역들은 모두 문 후보에게 20% 이상의 지지를 보냈다. 심 후보를 지지한 비율도 5% 안팎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 지지율은 45%대를 넘지 못했다.

특히 TK에서 유일하게 문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겨 관심을 모았던 경북 김천시 율곡동의 평균연령은 31.3세였다. 이는 경북 23개 시·군 332개 읍·면·동 중에서 4번째로 낮은 수치다.

반면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 영덕군 등 평균연령이 높은 지역들에선 홍 후보의 지지율이 60%를 넘겼다. 평균연령 54.8세로 TK에서 두 번째로 주민들 연령이 높은 군위군은 홍 후보를 선택한 비율이 66.43%에 달했다. 이곳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은 12.84%였다.

제19대 대선에서 나타난 TK의 세대투표 경향. 평균연령이 높아질수록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제19대 대선에서 나타난 TK의 세대투표 경향. 평균연령이 높아질수록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2012년 대선에선 TK에 세대 투표의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평균연령이 상위권인 군위군(87.22%)이었지만 지지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평균연령이 45.4세로 TK에서 중간쯤인 경북 영주시(77.97%)였다. 최고 지지율과 최저 지지율의 차이도 9.25% 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당시 문 후보 지지율도 가장 높은 곳은 영주시(21.43%), 가장 낮은 곳은 군위군(11.99%)이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TK에서 얻은 득표율. 평균연령의 차이와 크게 연관이 없는 모습이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TK에서 얻은 득표율. 평균연령의 차이와 크게 연관이 없는 모습이다.자료 : 통계청·중앙선관위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뚜렷하진 않았지만 세대투표의 경향을 나타냈다. 구미시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16.77%, 심 후보 지지율은 6.53%를 기록했고 의성군에선 안 후보가 12.68%, 심 후보가 2.72%를 차지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경우 세대투표보다는 지역투표의 경향을 보였다. 평균연령이 낮은 구미시에서 얻은 지지율(10.38%)보다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15.88%)를 비롯해 수성구(13.57%), 북구(12.31%), 달서구(12.21%), 달성군(11.63%), 남구(10.4%) 등 대구 전역에서 지지율이 높은 편이었다. 경북에서는 평균연령과 관계 없이 5~9%대 지지율을 고루 챙겼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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