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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열병, 알고 대처하자] 풀밭·숲에 갈 땐 긴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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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가 지나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추석도 빨라 성묘 나들이도 일찍 시작될 전망이다. 최근 국립보건원이 발표한 2002년도 전염병 통계 연보에 따르면 성묘철에 쓰쓰가무시.렙토스피라.유행성 출혈열 등 열병이 지난해.지지난해 연속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초할 때, 나들이길 오가는 산길.들길에서 감염된 탓이다. 따라서 가을철 성묘나 나들이를 떠나기 전 반드시 가을철 열병에 대한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가을철 열병은 초기에 고열.오한.두통 등 독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며 "증상이 가볍다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으므로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1990년대 이후 많이 증가한 쓰쓰가무시는 진드기에 물려 발생한다. 감염 후 1~2주간의 잠복기를 지나 고열.피부 발진이나 궤양 등이 나타난다. 조기 치료하면 효과가 좋지만 때를 놓치면 폐렴.뇌염 등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렙토스피라는 들쥐의 대소변을 통해 배설된 렙토스피라균이 흙이나 물 속에 있다가 상처 난 피부, 코나 입에 있는 점막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이 병 역시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고열, 간. 신장 기능 이상,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한국형 출혈열로 잘 알려진 유행성 출혈열은 한탄바이러스가 주범. 들풀 등에 묻어 있던 들쥐 배설물이 매개체다. 특히 파주.연천.포천.여주.철원.횡성.예천 등이 다발지역이므로 이 지역 성묘객의 주의를 요한다. 이 병 역시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출혈.신장기능 이상 등이 주된 증상이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치료제는 없고 입원 후 저혈압.신부전증(腎不全症) 등의 상황에 대비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이런 가을철 열병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최교수는 "야산과 수풀에 무심코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며 "부득이한 경우엔 긴팔.긴바지 옷으로 피부 노출 부위를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거나 옷을 던져 놓는 것도 삼가야 한다.

호수나 고인 물에 꼭 들어가야 한다면 장화나 고무 장갑 등을 착용해야 한다. 특히 성묘를 다녀온 뒤 1~2주 사이에 열이 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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