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부, 핵폐기물 터널 붕괴…인근 지역 비상사태 선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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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지니아주의 노스애너 원전. 사용후 핵연료를 두께 24㎝의 금속 저장 용기에 저장한다. [중앙포토]

미 버지니아주의 노스애너 원전. 사용후 핵연료를 두께 24㎝의 금속 저장 용기에 저장한다. [중앙포토]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남동부의 핸퍼드 핵저장소에서 핵폐기물이 들어있는 터널이 무너졌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오전, 수십 년간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만들던 핸퍼드 핵저장소의 터널이 붕괴됐다. 이곳은 미국 내 핵폐기물 처리 부지 중 최대 규모다. 무너진 구간은 약 6.1m로 퓨렉스(PUREX·플루토늄 우라늄 추출 시설)라 불리는 2개의 터널이 만나는 지점이다.

터널은 과거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지만 최근에는 가동한 기록이 없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플루토늄 제조 공정은 1980년 중단됐고, 이후 1989년부터 정화 작업이 시작됐다.

미 에너지부는 "오랜 시간 가동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오염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있어서 비상대응 프로토콜을 발효했다"며 "근로자 수백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터널 붕괴 당시 내부 근로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근로자들은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진 상태다.

이와 함께 미 연방항공국은 터널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근 지역으로의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 지사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커뮤니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현장을 봉쇄하고 사태를 수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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