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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0인회' 창립총회 열려 "3국 공통성 활용 방법 탐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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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1세기 동북아의 새 질서를 모색하는 '한·중·일 30인회' 창립총회가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 이홍구 전 한국 총리, 첸치천 전 중국 부총리(오른쪽부터)가 본사 이어령 고문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신인섭 기자

한국.중국.일본의 정계.재계.학계.문화계의 지도자로 구성된 '한.중.일 30인회' 창립 총회가 12일 오후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환영만찬을 시작으로 13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창립총회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한국), 첸치천(錢其琛) 전 부총리(중국),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일본) 등 3국 대표와 회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환영 리셥션장에서 3국 대표들은 서로의 건강을 묻는 등 반갑게 악수했다. 회원들도 명함을 주고 받으며 영어와 중국어.일본어로 인사를 나눴다.

만찬에 앞서 이홍구 한국 측 대표는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을 맞아 주변에서 불꽃놀이까지 펼쳐진 가운데 창립총회에 참석한 회원들께 감사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3국이 모두 가까운 이웃들이지만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 모임을 통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어령(중앙일보 고문) 전 문화부 장관이 한.중.일 30인회를 열게 된 취지를 담은 기조 연설을 했다. 이 전 장관은 "옛날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은 눈 내린 골짜기에서 매화를 찾는 탐매(探梅)의 길을 떠났다. 여기 30인의 슬기로운 사람들은 얼어붙은 역사의 빙벽 사이 어디엔가 봄을 알리는 향기로운 꽃이 피어 있음을 예지하고 있는 이 시대의 탐매자들"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인(仁)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화(和), 그리고 불교의 원륭회통(圓融會通) 등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사회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를 탐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모임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안숙선 명창이 축하 공연으로 '흥부가' 중 '박을 쳐서 부자가 되는 대목'을 불러 분위기를 달궜다.

한.중.일 30인회는 13일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동북아 협력 모색'이란 주제로 1부(오전)와 2부(오후)로 나눠 주제발표 및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는 한국의 중앙일보, 중국의 신화(新華)통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공동 주최했다. 이 행사는 중국에서는 '동북아명인회(東北亞名人會)' 일본에서는 '일.중.한 현인회의(賢人會議)'라고 불리며 매년 한.중.일 3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한다.

박소영.장세정.윤창희 기자<oliv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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