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보] 중국 통학차량 사고로 한국 국적 어린이 5명 등 12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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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일어난 터널 안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터널 안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9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환취(環翠)구의 타오자쾅(陶家夼) 터널 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차량에 타고 있던 한국 국적의 유치원생 5명을 포함해 유아 11명이 전원 숨졌다. 운전기사도 사망했다. 현지 공안 관계자 등에 따르면 중국인 인솔교사 1명은 중상을 입고 수술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중세국제학교 병설유치원 통학버스에 화재가 발생해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통학버스는 오전 9시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첨단기술 개발단지에서 어린이들을 태우고 40~50분 거리인 중세국제학교 병설유치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출발한 지 약 10분여 만에 타오쟈쾅 터널을 지나던 중 앞차와 추돌해 화재가 발생했고, 순식간에 전소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어린이 11명과 운전기사 1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인솔교사는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현재 위독한 상태다. 웨이하이시에 따르면 사망 어린이 가운데 5명은 한국 국적, 6명은 중국 국적이다.

중국 유치원 사고

중국 유치원 사고

대사관 측은 "해당 유치원은 교민 자녀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 국제유치원"이라며 "현재 담당 영사를 현지에 급파해 현장에서 세부 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망 어린이들의 시신은 DNA 감식을 위해 관련 부서로 이송됐으며 학부모들은 현장 주변 호텔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이수존 주칭다오총영사는 공관에 사고대책본부를 긴급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서 총괄 지휘할 예정이다. 또한 웨이하이시 정부에 사고경위 파악 및 수습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산동성 외사판공실, 산동성 공안청에 추가로 협조요청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하이시 시장과 외사판공실 주임 등도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웨이하이중세한국국제학교 유치원 [홈페이지 캡처]

웨이하이중세한국국제학교 유치원 [홈페이지 캡처]

중세국제학교는 재미교포가 설립한 학교로 웨이하이에서 가장 큰 한국 학교다. 재학생은 총 550명이다.

웨이하이한인회 유신종 사무국장은 "버스 운전기사쪽 문은 열려있었는데, 기사가 내렸다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차에 탔다 통로 한가운데에서 연기에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알고있다. 인솔 교사 역시 아이들을 구하려다 온 몸에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다. 아직 사고 경위가 정확히 나온 건 아니지만 충돌 이후 순간적으로 유독가스가 발생해 탈출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총영사관 등 정부 관계자와 웨이하이한인회 관계자, 중세국제학교 이사장 등이 모여서 사고 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경희·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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