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 전 대통령 건강이상설 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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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이 보수진영 대선후보들 중심으로 집중 제기되고 있다.

“구속집행 정지해 병원 이감을” 주장 #조원진도 “준단식, 목숨 위태롭다” #법무부 “규칙적 식사, 건강 이상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30일 서울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금 교도소에서 극도로 건강이 나쁘다고 한다”며 “구속 집행 정지해 병원으로 이감해야 하는데 안 하는 건 대통령선거 때문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눈치를 보고 있다. 검찰 보고 박 전 대통령을 병원에 보내라고 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조원진 새누리당 후보도 유세 중에 “박 전 대통령이 준(準)단식 상태로 목숨이 위태롭다. 검찰이 병원조차 데려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은 동생인 박근령(63)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처음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사기 혐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언니가 원래 부신기능저하증을 앓았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건강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신기능저하증은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부족해 빈혈·쇠약 등의 증세를 일으키는 병이다.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 뉴스에 박 전 대통령이 단식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서울구치소에서 구급차가 나왔는데 안에 박 전 대통령이 타고 있었다” 등의 글이 올라왔고, 박 전 대통령에게 동정적인 계층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퍼지고 있다. 홍·조 후보가 거론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법무부 관계자는 30일 “그러한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이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있으며 체중에 큰 변화도 없다”며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한 교정 당국 관계자는 “평소에 소식하는 습관 때문에 주변인들이 걱정스레 하는 말이 ‘가짜뉴스’ 형태로 퍼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투표를 포기했다. 반면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순실씨는 거소투표(우편투표)를 신청했다. 미결수는 투표권이 있다.

김선미·백민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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