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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항모 칼빈슨함 투입, 동해서 한·미 연합훈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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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호 면

어제 오후 전격 돌입… 북, 훈련 12시간 전 미사일 발사

미국의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CVN 70)이 한반도 동해 수역에 진입한 29일 오후 한·미 해군이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오전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공중폭발했다. 4월 들어 세 차례 연속 실패다.

세종대왕함·링스헬기 등 참가 #“북 도발 대비 태세 위한 것” #북, 4월 세 번째 발사 실패 #‘항모 킬러’ 미사일 KN-17 추정 #미 대북압박에 저강도 도발 #트럼프 “시진핑 바람 무시한 것”

해군은 “양국 해군이 현 안보 상황과 관련해 29일 오후 6시부터 동해에서 연합 항모강습단 훈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DDG) 등 수상함 2척, P-3 해상초계기, 링스(Lynx) 해상작전헬기가 참가했다. 미국 해군은 항공모함 칼빈슨함과 함재기·수상함 등이 참가했다.

이날 오전 대한해협에 모습을 드러낸 칼빈슨함은 오후 동해 수역에 진입했다. 그 직후에 한·미의 연합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해군 측은 “미사일 경보 훈련과 항모강습단 훈련 등이 실시된다”며 “지난 25일 한·미 해군의 서해 연합 해상훈련에 이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미 동맹의 확고한 군사대비 태세를 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련 개시 약 12시간30분 전 북한은 러시아 연해주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수분 뒤 공중에서 폭발했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 군사압박에 대응해 저강도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9일 오전 5시30분쯤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북창에서 방위각 49도의 북동쪽 방향으로 날아갔으며, 최대 고도 71㎞까지 올라가 수분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미 태평양사령부도 이날 “하와이 시간으로 오전 10시33분(한국시간 오전 5시33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했다”며 “탄도미사일은 북창 비행장 인근에서 발사됐으나 이 미사일은 북한 영토를 떠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미사일은 발사 뒤 2분여 만에 폭발했고 잔해는 동해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는 4월 들어서만 세 번째다. 군 당국은 북한이 연속 실패하면서도 쏘아올리는 미사일의 실체에 주목하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지난 2월 12일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2형(KN-15로 명명)을 개량한 북극성-3형을 개발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커드-ER 성능 개량을 위한 미사일 시험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합참은 “미사일 기종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지만 발사 직후 폭발해버렸기 때문에 미사일의 제원을 정밀 분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 가지 특징은 북한이 자체 개발 중인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인데, 기존의 액체연료 엔진을 고체연료 엔진으로 개량하는 기술이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스커드 계열의 대함 미사일인 ‘KN-17’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미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이 16일 발사했다 실패한 미사일도 KN-17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KN-17은 ‘항모 킬러’로 평가되는 중국의 둥펑-21호(DF-21, 사거리 900~1500㎞) 대함 미사일과 기능면에서 어느 정도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칼빈슨함이 동해 수역에 모습을 드러내기 몇 시간 전 북한이 KN-17을 발사했다면 이는 강한 군사력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려는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시위성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항공모함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위력한 핵탄두들을 탑재한 우리 전략 로켓들의 최종 목표는 미 본토”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트위터에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북한이 오늘 미사일을 쏜 것은 중국과 매우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바람을 무시한 것”이라며 “나쁘다”고 적었다.

일본, 또 과잉대응 논란=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가 나온 직후인 29일 오전 6시7분쯤 도쿄메트로가 전 노선의 운항을 10분간 중단했다. 이를 놓고 과잉대응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날 미사일 발사는 발사 수분 후 곧바로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공중 폭발하는 바람에 잔해가 북한 내륙에 떨어졌는데도 지하철 이용객에게 불편을 주면서 운행을 중단한 게 과잉조치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관계기사 3, 7, 31면

유지혜 기자
yoo.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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