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항공운항안전 콘퍼런스’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알렉상드르 드 쥐니악(Alexandre de Juniac·사진) 회장은 최근 문제가 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오버부킹 사태와 관련 “끔찍한 사건이며 항공사가 제대로 대처를 못 했다”고 밝혔다. 24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국제항공운송협회 쥐니악 회장
- 유나이티드항공의 ‘오버부킹’ 사건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정말로 끔찍한 사건이다. 항공사가 결국엔 사과를 했지만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은 정말 예외적인 일이다. 연간 40억 명, 하루에 1000만 명이 항공을 이용해 잘 이동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항공 운송 업계 전체에 대해 수많은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지금으로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등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기내 난동 사건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승무원들이 테이저건 등 물리적 제지 수단을 적극 사용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많았는데.
- “물론 기내 난동 승객을 저지시키기 위해 승무원들이 결박이나 테이저건과 같은 물리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후 해당 항공기가 제3국에 착륙했을 때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 자체에도 국적이 있고, 해당 승객도 국적이 있고, 비행기가 착륙한 곳도 특정한 나라다. 이것이 모두 다르면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하고, 어떤 국가의 사정 당국에 넘길 것인지, 어떤 국가의 법령으로 처리를 할 것인지 등 매우 복잡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 미국과 영국이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중동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에 대해 대형 전자기기의 기내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 “결정 자체와 결정을 한 과정 모두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전자기기를 기내에 들고 반입하건, 화물로 반입하건 폭발 위험이 있다면 똑같이 위험하다. 또한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업계와의 충분한 상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 항공기 테러 위협과 관련해 한국의 항공 안전 수준은 어떤가.
- “어떤 국가도 사고나 위협에 100%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은 항공 운송과 관련한 기반 시설과 보안 시스템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왔다. 때문에 기술 수준이나 각종 장비, 이를 운용하는 인력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 전체 국가들 중 선두 집단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단 과제도 있다. 한국은 빠른 시일 내에 2014년 만들어진 몬트리올 의정서를 채택해야 한다. 의정서는 기내 난동 등 승객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처리해야 하는지, 이로 인해 제3국에 착륙하게 됐을 때 법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주의 흐름이 항공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 “협회는 어떤 장벽이나 장애물을 높이는 부분에 반대한다. 사람이나 재화의 이동을 막는 장애가 생기는 것은 악재다. 항공 산업은 ‘자유의 산업’이다. 세계 경제나 개별 국가의 경제에도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