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상처는 흉터가 아닙니다, 바르는 약도 다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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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봄철엔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기 쉽다. 그런데 상처 난 곳에 흉터 치료제를 바르거나 흉터에 상처 치료제를 바르는 경우가 많다.

상처와 흉터는 엄연히 다르다. ‘상처’는 절개·외상·화상 등으로 피부가 손상된 상태다. ‘흉터’는 손상된 피부가 회복되기 위해 아물면서 남는 흔적이다. 쉽게 말해 상처의 결과물이 흉터다.

타박상·찰과상 등으로 상처가 생기면 우선 상처 부위를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이후 상처 부위를 지혈하고 세균 감염, 염증 방지를 위해 ‘상처 치료제’를 발라 준다. 일반적인 상처 치료제에는 주로 항생제가 들어 있다.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다. 문제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내성균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상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종이에 베이거나 가볍게 쓸린 상처의 경우 깨끗하게 소독한 뒤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보다 습윤드레싱제를 붙이는 것이 좋다. 상처는 건조할 때보다 촉촉한 습윤 환경에서 더 잘 회복된다. 습윤 드레싱은 상처면을 밀폐해 습윤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상처가 아문 이후 딱지가 막 떨어졌거나 수술용 실밥을 풀고 난 직후엔 흉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이때에는 상처 치료제를 아무리 많이 발라도 소용이 없다. 흉터 치료제는 상처가 아문 뒤 솟아오른 흉터를 평평하게 개선하고, 탄력이 줄어든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해 흉터 색이 옅어지게 한다. 또 흉터 조직이 과도하게 증식되는 걸 막는다.

시판되는 흉터 치료제는 크게 실리콘 성분과 양파 추출물 성분이 있다. 현재 미국·유럽·아시아의 흉터 치료 가이드 라인에선 1차 치료제로 실리콘 성분을 추천한다. 실리콘 성분은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흉터 부위를 흐릿하고 평평하게 만든다. 피부에 직접 흡수되지 않아 임산부·영유아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흉터 부위가 자외선을 받으면 멜라닌이 과도하게 활동해 피부색이 거무튀튀하게 변할 수 있다. 햇볕 노출 시에는 흉터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준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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