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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장 폭력 심각|선거는 있게 해야…시민들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민주당 김영삼 총재의 14일 광주유세가 난동으로 무산 된데 이어 15일 김대중평민당총재가 참석한 대구의 군정종식대회에서도 난동행위가 일어나 앞으로의 선거분위기가 지극히 우려되고 있다.
유세장의 소란·난동·폭력행위는 지난10월 하순 공화당 김종필 총재의 이리집회에서부터 나오기 시작해 민정당 노태우 총재도 송정·이리·부천 등에서 방해를 받았었다. 특히 유세장 폭력은 더욱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 지난14일 김영삼 총재의 광주대회는 아예 중단됐으며 김대중 총재의 대구집회도 연설이 몇 차례 중단되는 등 아슬아슬한 분위기 속에 강행됐다.
무엇보다 광주·대구집회에서는 지역감정을 부채질하고 이것을 이용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조차 보여 자칫하면 앞으로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할지 우려되고 있다.
각 정당은 이런 사태를 중시, 각기 상대방에 책임을 전가하고 이를 정치문제화하고 있는데 민주당 측은 광주사태와 관련, 내각 총 사퇴를 요구했으며 민정당 측은 공동조사를 제의했다.
민정당은 광주·대구의 유세폭력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여야공동조사를 공식제의하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4당 후보간의 회담과 공동선언채택을 재 촉구했다.
민정당은 16일 노태우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명선거 및 지역감정해소·흑색선전 등의 방지를 위한 4당 후보자회담을 재 제의한데이어 이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장 또는 사무총장간 실무자접촉에 나섰다.
민정당의 한 관계자는 『우선 실무접촉을 통해 이미 현실로 나타난 지역간 대립 및 정치폭력방지와 인신공격·흑색선전·모략 등이 없는 공명선거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당 후보자 회담에서 그에 따른 공동선언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고도원·김진국기자】15일하오 김대중 평민당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대구두유공원운동장에서 열린 국민운동본부주관의 군부독재종식과 지역감정해소결의대회는 김영삼 민주당총재의 지지를 주장하는 청년들이 대회장을 돌며 연단에 돌을 던지고 주최측 학생들과 몸싸움을 벌여 연설이 몇 차례 중단되는 등 험악한 분위기 속에 강행됐다.
이날 양측의 격투와 투석 등으로 10여명이 부상했다.
김 총재는 지역감정타파를 호소하면서 집권하면 본적지제도를 철폐하고, 현재의 행정구역도 개편하고, 이름도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거국중립내각구성 없이 공명선거는 기대할 수 없으며 노태우씨가 정권을 잡으면 전두환 대통령 밑에서 안정이 없었던 것처럼 안정을 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회장엔 8만여 군중이 운집, 대부분 처음엔 김 민주당총재 지지청년들에게 박수와 지지의 함성을 보내는 반면 김 총재의 연석엔 야유를 보내는 모습이었으나 이들 청년들이 폭력을 행사하자 야유를 보냈다.
김 총재는 대회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회를 방해한 장본인은 분명히 이 정권 그 자체다』면서 난동현장에서 전투경찰 3명을 적발했다고 말하고『16일 중으로 정부·여당에 어떤 결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주=김영배·안희창기자】민주당은 14일하오 김영삼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군정종식대회를 가지려 했으나 『김대중』지지를 외치는 군중들이 피킷과 돌·병 등을 마구 던지는 바람에 대회를 열지 못했다.
이날하오 2시45분쯤 김영삼 총재일행은 대회장인 광주역 광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군중들이 길을 막아 10여분 대치 끝에 옆 골목으로 우회해 가까스로 연단에 도착했다.
그러나 김 총재가 연설을 하려하자 군중들이 돌·계란·부서진 피킷 등을 마구 던졌다. 김재광 선거대책본부장이 『이성을 되찾자』고 호소했으나 양쪽 지지자사이에서는 몸싸움이 계속됐고 광장 곳곳에서는 유인물·피킷 등을 불태웠다.
김 총재는 하오3시10분 연설에 나서 『이것은 전두환·노태우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자제를 촉구했으나 피킷·병 등이 계속 날아들었다.
김 총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더 이상 연설할 수 없다』고 4분만에 하단 해 대회는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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