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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먹자판 모임…식대는 기관장들이 부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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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먹기는 잘먹었지만…>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자 일부 지역에는 구청·경찰서 등 행정기관이 주관하는 간담회·친목회·체육대회 등 각종 「회식」 모임이 잇달아 관권· 금권 타락선거 조짐을 우려 이 같은 모임은 대부분 대형 음식점에서 열리는 구청간부나 동장 ,지역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음식값을 부담하는 게 특징.
10일 정오 서울 강동구 대형음식점 N산장에서는 D택시·Y사 소속 택시운전사들과 구청간부의 간담회가 열려 점심식사를 함께 했으며 13일 정오 도봉구청 관내에서는 관내 주산학원장 20여명 ,하오5시에는 상계1동 관내 노인회원 2백여명이 이 지역 출신 의원이 내는 식사를 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또 같은날 하오7시 서울 간호4동 동사무소 주관으로 C회관에서 파출소장·동장등과 어울려 갈비파티를 즐긴 한 주민은 『갑자기 동민친목회를 연다고 해 푸짐한 음식을 잘 먹기는 했으나 별다른 이유없이 호의를 베푸는 영문을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

<죄없는 사람 기소했나>
○…12일 열린 부산 형제 복지원 박인근 피고인 등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박피고인의 1심 형량 징역10년을 징역4년으로 낮추는 등 모든 피고인의 형량을 1심보다 훨씬 가볍게 선고하자 검찰은 매우 불만스런 기색.
특히 검찰은 1심에서 박피고인의 공소사실 중 횡령액 6억7천만원을 벌금으로 선고했으나 2심에선 벌금은 선고하지 않았고, 징역3년이 선고됐던 박피고인의 아들 박두선 피고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된데 대해 충격을 받은듯 『박 피고인이 전혀 횡령하지 않았다는 것이냐』 『우리가 죄 없는 사람을 마구잡이로 기소했겠느냐』며 볼멘 소리.

<본인이 모를 리 없다>
○…법무부는 민통련부의장 백기완씨가 최근 자신이 사면·복권되지 않았다고 말한 데 대해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
백씨는 11일 서울시내 대학 민민투소속 학생들에 의해 대통령후보로 추대된 뒤『사면· 복권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밝혔었는데 12일 관훈토론회에서도 거론돼 확인결과 이미 복권된 것으로 드러난 것.
법무부의 한 간부는 『사면·복권의 경우 당사자에게 통지가 가도록 돼 있어 지난 7월10일 사면·복권된 백씨가 이를 모를 수 없다』며『그럼에도 미사면·복권됐다고 말한 것은 자신의 입장이 곤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추측.

<학내 문제는 결자해지>
○…치안본부는 조선대 측이 지난 10일 장기화되고 있는 학내사태 해결을 위해 공권력개입을 요청한데 대해 『학내문제인 만큼 결자해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선대 측의 요청이 설득력 없다는 반응.
경찰 측은 특히 조선대 측의 경찰력 투입요청서 공문에『조선대 설립자 「님」이신 박철웅총장 「님」의 설립이념을 「받들어」…』라는 등의 표현이 있는 데다 부총장 등28명의 보직교수가 일일이 날인까지 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경찰관계자는 『이 공문을 보니 그 대학내에 문제가 없을 수 없겠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무작정 늦출 수도 없어>
○…지난달 강남지역 수해아파트 주민들에게 수재 의연품이라는 명목으로 담요를 배포했다가 「선거용 선심」이라는 호된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는 최근 보사부에서 전달된 수재의연금 26억원의 지급 문제를 놓고 고심.
수해가구당 10만원 꼴로 돌아가게 될 이 수재의연금은 선거열풍으로 달아오른 이 시기에 지급했다가는 또다시 「선거용 선심」이라는 비난을 받겠고, 지급시기가 정해져 있진 않지만 국회의원선거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무작정 늦출 수도 없어 진퇴양난의 입장.
한 관계자는 『최근 시청사 건립문제 등 서울시에 계속 입장이 난처한 일만 생겨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심정』 이라고 푸념.

<또 하나의 미제 우려>
○…김대중 평민당 창단준비위원장 부산 숙소난동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시경은 이사건의 배후규명을 위해 무려 2백여명의 정예수사요원을 투입,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렇다할 단서조차 잡지 못해 이 사건도 또 하나의 미제 정치폭력사건으로 남을 공산이 점차 짙어지는 상황.
경찰은 「이번 만큼은 배후를 철저히 캐 정치폭력을 뿌리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시경2부장을 수사본부장으로 격상시키고▲우발적인 폭력여부▲민주당 측의 조종여부▲평민당 측의 자작극▲양김씨간의 이간을 위한 고도의 정치폭력 가능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잡지 못한데다 수사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타나든지 경찰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건 1주일만에 수사의 고삐를 슬그머니 늦추었다는 후문.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9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일부 법원장들이 「법정질서유지 방안」으로 『정리의 복장과 명칭을 위엄있게 바꾸자』 『정리의 몸집이 너무 왜소하니 체격이 큰 무술 유단자로 해야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자 관계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
사법부의 한 관계자는『오죽하면 그런 발상을 했겠느냐』면서도 『법정소란을 정리들의 탓으로 돌린다는 것은 본질을 외면해도 한참 외면하는 것』 이라고 지적하고 쓴 입맛을 다시기도.

<임금은 공약용 아니다>
○…이헌기 노동부장관은 최근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최저 임금액이 낮게 결정 될 경우 대통령선거의 감표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저임금 결정을 대통령선거 뒤로 미루려한다」는 일부 비난에 신경이 쓰이는 듯 『최저임금 결정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고유권한사항이므로 정부가 간여할 성질이 못된다』며『최저 임금액 결정이 늦어지는 것은 사용자측과 근로자 측의 의견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해명.
이장관은 또 일부 정당이 최저임금 30만원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임금구조의 기본이 되는 최저임금이 특정정당의 당리당략이나 공약용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최저임금 법정고시일인 12월15일 이전에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 내년 1월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 이라고 천명.

<한번에 잡으려다 실패>
○…서울 중부경찰서는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던 전대협의장 이인영군 (22·고대총학생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지난 11일까지 철야경비를 폈으나 결국 이군을 놓치고 상부의 질책이 뒤따르자 허탈한 표정.
중부서는 지난 3일부터 이군을 포함, 서대협 의장단 12명 등 거물급 (?) 운동권학생들이 농성을 벌이자 이를 한 그물에 잡을 작정으로 성당입구를 봉쇄하고 6일에는 그 중에도 이군 검거를 목표로 성당구내 15m안까지 체포조를 투입했으나 끝내 붙잡지 못한 것.
정해수 중부경찰서장은 이에 대해 『상부에서 수배자를 검거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좋지만 명동성당이▲성역화된 특수 지역이고 ▲유동인구가 많은데다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많아 일선서에서 애를 먹는 것은 몰라준다』 며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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