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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기업공개 자금으로 5조원 대 M&A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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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디데이’(D-day)는 다음달 12일이다. 지난해부터 투자자 관심을 몰고 다녔던 게임회사 넷마블게임즈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넷마블은 상장으로 한 번에 2조원이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된다. 권영식(사진) 넷마블 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상장을 통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공모액을 지렛대 삼아 자금을 조달(레버리지)하면 5조원대 추가 인수합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모 예정금액은 최소 2조514억원, 최대 2조6617억원이다.

‘게임 대장주’ 내달 12일 상장 #시총 최대 13조, 단숨에 20위 넘봐 #영업이익 급증, 올해 1조 넘을 듯 #증권가선 목표가 18만원까지 제시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넷마블을 향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압도적인 규모다. 넷마블 시가총액은 최소 10조2500억원, 최대 13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대치를 가정하면 단숨에 코스피 시총 20위에 오른다.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게임업종 대장이었던 엔씨소프트(7조8600억원·18일 기준)도 가볍게 뛰어넘는다.

몸집이 큰 만큼 글로벌 지수 조기 편입 여부도 주목된다. 양대 산맥인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는 글로벌 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참고하는 대표 지수다. 김동영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조기 편입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총 규모이기 때문에 주가 급락 등 큰 이변이 없다면 상장 후 5~10거래일 안에 조기 편입될 것”이라며 “그럴 경우 상장 초기 수급이 양호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다른 하나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다. 이 회사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104%씩 늘었다. 중국 넷이즈게임즈(64%)나 엔씨소프트(5%)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숫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950억원으로 3년 전(890억원)의 세배로 불어났다. 증권사들은 올해는 1조원을 넘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 수 있다고 점쳤다. 화수분이 된 ‘리니지2 레볼루션’을 발판 삼아 일본·중국 등으로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도 바탕이 됐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 가운데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여러 히트작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진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대어가 뜨자 증권업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벌써 목표주가 얘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가격은 하이투자증권(18만2000원)이고 한화투자증권(17만5000원), 유진투자증권(15만7000원) 등 순이다. KB증권은 적정 가격을 18만1000원으로 추정했다. 모두 공모 희망가격(12만1000~15만7000원) 최대치이거나 그보다 높다.

회사 측은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수요 예측 반응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한다. 최찬석 넷마블 경영전략실장은 “해외 기업설명회에서 연기금 등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웠다”며 “수요 예측 기간이 끝나면 주관사들과 논의해 공모 희망가격을 높일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자료: 넷마블게임즈·KB증권

상장 후 주가는 게임의 흥행 성적에 달렸다. 2분기 출시 예정인 ‘펜타스톰’의 초기 성과를 비롯해 하반기 ‘블레이드&소울’, ‘세븐나이츠 MMORPG’ 등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도 갈릴 전망이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리니지M’ 돌풍도 변수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콘텐트 업데이트로 당분간 국내 매출 1위 수성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그러나 지난 12일 사전예약이 시작된 ‘리니지M’ 초기 반응이 폭발적이라 일부 시장 잠식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12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간 12.2% 급등했다.

24일 넷마블 공모 가격이 확정되면 25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가 주관 증권사 등에서 청약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는 전체 물량의 20%(1695만 주)만 청약할 수 있어 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청약을 할 땐 전체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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