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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건너려다 쓰러진 휠체어 장애인 도운 와이셔츠 신사의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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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15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요양병원 앞에서 넘어진 장애인 남성을 부축해 휠체어에 앉히고 있다. [캡처 사진 정진훈]

김승수 전주시장이 지난 15일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요양병원 앞에서 넘어진 장애인 남성을 부축해 휠체어에 앉히고 있다. [캡처 사진 정진훈]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요양병원 앞 도로변.

15일 전북 전주 한 요양병원 앞 횡단보도서 발생 #김승수 전주시장, 차에서 내려 장애인 부축해 구조 #시민이 휴대폰 촬영해 블로그 올리면서 알려져

 휠체어를 탄 한 남성이 바닥에 쓰러진 채 몸을 바둥거렸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인도와 도로를 잇는 경사로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다.

 이때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검정색 그랜저 승용차 뒷좌석에서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한 남성이 달려나왔다. 같은 승용차에 탄 운전자도 차에 비상등을 켠 채 밖으로 나와 함께 거들었다. 두 사람은 도로변에 쓰러진 남성을 부축해 휠체어에 앉힌 뒤 무사히 인도 쪽으로 옮겼다.

 이날 길에 쓰러진 장애인을 도운 사람은 김승수(48) 전주시장으로 밝혀졌다. 그를 도운 일행은 차경훈(37) 수행비서였다.

 이 얘기는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 정진훈(69)씨가 이날 오후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정씨는 김 시장의 관용 차량 뒤에 있던 승용차를 타고 가다 이 상황을 지켜봤다. 정씨는 자신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6초짜리 동영상도 이날 공개했다.

 정씨는 "당시 신호등이 바뀌기 직전이라 자칫 교통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김 시장이 재빨리 대응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김 시장이 도움을 준 남성은 인근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50대 중반의 장애인으로 확인됐다. 뇌출혈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병원 맞은편에 있는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가다 도로에 쓰러졌다.

 김 시장은 "결혼식장에 가는 길에 우연히 위험한 상황을 보고 대응한 것일 뿐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전주시도 이와 관련해 따로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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