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구 강북경찰서는 전날 밤에 아파트 환풍 통로에 걸린채 발견된 40대 남성을 주거침입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대구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16일 오후 8시 53분 대구 북구 동천동 B아파트 11층에서 가로 30㎝, 세로 40㎝의 환풍기 통로에 끼인 채 발견됐다. 15층 건물인 이 아파트의 옥상에 올라가 환풍기 팬을 뜯은 뒤 환풍 통로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사진에서 이 남성은 웃통을 벗은 채 슬리퍼만 신고 환풍 통로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대원은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주방 벽 속에서 ‘살려 달라’는 목소리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특수구조대 등을 투입, 이튿날 오전 3시 52분쯤 구조했다. 환풍구 폭이 좁아 안전줄로 이 남성을 매달아 1층까지 내린 뒤 주방 가스렌지 벽면을 깨고 조사했다. 이 남성은 전신 찰과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