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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한OO님인가, 그 분이 모든 걸 안고 가라는 식으로 말했다”

중앙일보

입력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이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1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정농단 주역인 최순실이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19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그분을 존경했다. 신의와 의리 차원에서 도왔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을 경제 공동체로 보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17일 최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혐의 재판에서 검찰 측 피고인 신문 도중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왔던 모습과 달리 사복 차림이었다. 법정 발언 기회가 주어지자 최씨는 “(재소자용) 동복이 덥고 그래서 지금 사복을 입고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OO 부장판사(부장검사를 잘못 말한 듯)님인가, 그 분이 이 사건은 최순실씨 책임이다. 당신이 모든 걸 안고 가고 얘기를 해라, 그런 식으로 말했다. 제가 얘기를 해도 먹히지도 않고 그렇게 꾸며진 조서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언제부터 알았고, 어떤 도움을 줬는지 묻자 “대학 때부터 알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몇십년 세월을 여기에서 다 말할 순 없다. 저는 의리와 신의를 지키고 그분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돕지 않았느냐고 검찰이 묻자 “제가 지켜본 건 있지만, 도와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12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과정에서도 자신은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만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의상 등 사적인 부분이나 공식 의료진에게 말하기 힘든 부분을 챙긴 적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고 인정했다. 검찰이 의상실 문제를 거듭 질문하자 “아무리 대통령과 공모한 상황이어도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이라며 말을 줄였다.

 최씨는 미르·K재단에 대한 삼성 출연금 부분을 직권남용·강요 혐의로 기소했다가 특검이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법리 적용에 다시금 불만과 의문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에 있던 분들이 특검으로 다 왔는데 강요로 됐다가 뇌물로 가는 건 의문이 많다. 너무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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