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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 이재오, 친박 조원진 동시 출마 … 10% 득표 못하면 3억원 국고 귀속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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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호 06면

군소·이색 후보들도 대거 출사표

이번 대선에는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인 이른바 ‘빅5’ 외에도 나름의 정치적 경력을 갖춘 군소 후보와 색다른 이력을 지닌 이색 후보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15일에만 빅5를 포함해 모두 13명이 접수를 마쳤다.

김선동·장성민 전 의원도 첫날 등록 #역술인, 가요방 사장도 출마 신고

군소 후보들의 면면도 주요 후보들 못지않게 화려하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후보는 5선 의원에 이명박 정부 시절 특임장관을 지내는 등 ‘왕의 남자’로 불리며 친이계 실세로 꼽혔다. 3선 현역 의원인 조원진 후보는 최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축이 돼 새로 창당한 새누리당에서 대선후보로 추대됐다. 친박 핵심 중 한 명인 조 의원은 최근 탄핵정국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왔다.

좌우 이념의 선명성을 표방한 후보들도 눈에 띈다.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 후보는 “종북좌파 척결”을 내세우며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지난 14일 통일한국당 대선후보로 추대됐다. 16일 후보로 등록할 예정인 남 후보는 독자적 핵무장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며 다른 보수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는 “진보정치 부활”을 내걸고 이날 후보 등록을 마쳤다. 18·19대 의원으로 지금은 해산된 통합진보당 원내부대표를 지낸 김 후보는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살포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경희 한국국민당 후보와 윤홍식 홍익당 후보,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 장성민 국민대통합당 후보, 김민찬 무소속 후보 등도 이날 대선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밖에 역술인 권정수씨, 종교인 김마리아씨, 가요방을 운영하는 강인권씨 등도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여서 최종 후보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40세 이상 피선거권이 있는 국민으로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었으면 누구나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대신 무분별한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대선후보로 등록하려면 기탁금 3억원을 내도록 돼 있다. 대선에서 15% 이상 득표하면 기탁금 전액을, 10% 이상 15% 미만 득표율을 올리면 절반인 1억50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며 기탁금은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

한편 1997년과 2007년 대선에 출마해 색다른 공약으로 관심을 모았던 허경영씨는 이번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게 됐다. 2007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과 결혼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허씨는 그동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조만간 나를 사면 복권할 것인 만큼 대선 출마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지지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허씨의 사면 복권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서 세 번째 대선 출마의 뜻을 접어야 했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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