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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복지 분야 토론에선 유승민·심상정 가장 설득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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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13일 밤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을 지켜본 중앙일보·JTBC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위원 7명은 전체적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선전했다는 분석을 14일 내놓았다. 토론 자체에 대해선 “네거티브로 얼룩지던 상황에서 후보자들의 정책을 점검하는 유용한 기회”(정희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라는 긍정적 의견과 후보 간 우열을 가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리셋코리아’ 위원 7인의 TV 토론 분석 #문재인, 일자리 만들 재원 제시 흐릿 #안철수, 경제난 타개 단기 대응 부족 #홍준표식 성장정책은 참신성 적어 #구체적 밑그림보다 원칙 전달 치중 #후보들 간 우열 가리기엔 역부족

◆“경쟁구도에 큰 영향 못 미칠 것”=리셋 코리아 정치분과 위원인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선후보마다 ‘내가 더 잘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기존의 경쟁구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토론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토론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했고 구체적 정책이나 지표보다 상징적이고 추상적 신념과 원칙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후발주자나 선발주자 모두에게 썩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정치분과 위원인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 후보는 서로를 ‘강남좌파’와 ‘수구우파’로 부르며 보수 적통성을 두고 치열하게 싸웠다”며 “유권자가 판단할 몫을 던져 줬다”고 했다. 또 “심 후보가 진보 후보로서의 명확한 입장을 전달한 점도 차별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정희옥 교수는 “후보자들이 (정책에 대한) 현실적 재원 마련 방안과 구체적 실현 방안 등을 더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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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안정감에, 안철수는 미래에 주력”=경제분과 위원인 강영재 KSP 공동대표는 5명의 후보에 대해 각각 “선두주자로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개혁 이미지 구축에 주력했다”(문재인), “새 아이디어와 미래 지향적 이미지 전달에 주력했으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공격을 많이 받았다”(안철수), “보수적 유권자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보였다”(홍준표), “정치적 견해와 경제정책에 있어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했다”(유승민), “수긍할 수 있는 논지와 정책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심상정)는 평가를 내놨다. 유 후보와 심 후보가 후한 점수를 받았다.

같은 경제분과 위원인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대 등을 위해 정부 재정을 적극 활용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4차 산업혁명과 교육 개혁에 기반한 민간 중심의 자율적 성장을 중시했지만 경제 난국 타개를 위한 단기적 대응 방안이 다소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를 향해선 각각 “전통적인 성장·고용정책을 강조했지만 정책의 참신성이 부족했다” “비교적 균형 잡힌 정책 방향을 제시했지만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현실적 방안 제시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심 후보에겐 “중산층을 포괄하는 현실적인 개혁 어젠다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지 분야는 심상정과 유승민”=리셋 코리아 보건복지분과장인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최고점은 심 후보와 유 후보”라며 “심 후보는 노동정책과 적극적 정부 개입을 통한 복지의 안정성을 추구했고, 유 후보는 사회복지안전망을 통한 접근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론 문·안 후보를 꼽았다. 그는 “문 후보는 정부 주도 정책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안 후보 시각은 기업 중심이었다”고 평가했다.

같은 복지분과의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는 “5년 전과는 달리 복지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났다”며 “정치적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복지정책이 일자리정책으로 수렴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복지 문제를 거론하면 재원 문제 때문에 공격받을 수 있어 조심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유 후보가 가장 잘했고 그다음이 심 후보라고 했다.

정재홍·최민우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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