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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산행 후 심한 다리 근육통 ‘하지동맥 폐색증’ 의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진구 기자]

등산이 취미인 여경수(53·가명)씨. 봄을 맞아 여기저기 산행을 즐기고 싶지만 다리 근육통이 심해 집에서만 지내야 했다. 언젠가부터 산에서 내려오면 다리 근육통이 유달리 심했다. 그래도 얼마 전까진 조금 쉬면 곧 괜찮아졌는데, 2주 전 산행 이후론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병원에서 다리혈류 CT검사를 받았다. ‘하지동맥 폐색증’이란 질환이었다. 다행히 막힌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고 통증이 사라졌다. 의사는 동네 뒷산 정도는 가볍게 다닐 정도라고 설명했다.

여씨가 앓았던 ‘하지동맥 폐색증’은 동맥경화로 인해 다리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통증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의 원인인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60·70대에 많은 병, 최근에는 50대에서도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남성 환자(1366명)가 여성(656명)보다 2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후 급증하는 경향이었다. 30대 3%, 40대 6%, 50대 17%, 60대 26%, 70대 33%였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면서 자연히 50대부터 하지동맥 폐색 환자가 늘어났다”며 “만성질환을 앓거나 오랫동안 흡연한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가볍게 보지 말고 즉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진현 교수가 하지동맥 폐색증 환자의 다리를 살피고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디스크·근육통 착각…대부분 심각한 상태서 발견

어떤 증상을 눈 여겨봐야 할까. 질병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발생한다.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는다. 병이 진행되면 피부가 차갑고 발가락 색이 검게 변한다. 맥박이 약하게 잡히고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약물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이 심해 병원을 찾을 정도면 동맥 폐색이 50% 이상 진행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심각한 상태로 진단받는데 보통 디스크로 다리가 저리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쉬면 다리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내버려두기 쉽기 때문이다.


만약 괴사가 온 상태에서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1년 안에 50%의 환자가 다리를 절단하기 때문에 하지동맥 폐색 증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발목혈압 재는 간단한 방법으로 진단 가능


발목과 팔에서 측정한 혈압을 비교하여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발목 혈압과 팔 혈압을 각각 잰 후 0.9 이하라면 하지동맥 폐색증으로 본다. 초음파와 CT 검사를 통해 정확히 얼마나 막혔는지 파악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막힌 부위가 길고, 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낮다면 환자 본인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 수술을 하게 된다.


다만,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수술로 인한 합병증 우려가 적지 않다. 국소 마취 후 풍선확장술(풍선을 부풀려 혈관을 넓혀줌)이나 스텐트삽입술(그물망을 넣어 좁아지지 않게 함)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죽종절제술(혈관 내벽을 드릴처럼 깎아 넓힘) 시행 빈도가 높아진다.


조진현 교수는 “시술은 대퇴부를 통해 관을 넣어 시행하는데 대퇴부가 힘을 많이 주는 부위라 관 삽입 시 주의력과 정교한 기술이 요망되므로 경험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동맥 폐색증 시술 전후 사진. 막힌 혈관이 뚫렸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은 혈관 질환 관련 전문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혈관 질환의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가 예후를 결정짓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 ‘하지동맥 폐색’ 이럴 때 의심해 보세요!

초기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 또는 경련이 있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음

중기 : 다리 쪽 피부가 차갑다. 발가락 색깔이 검다. 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잡힌다.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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