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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항공, 일등석 승객도 “수갑 채우겠다”며 협박

중앙일보

입력

자사 승무원을 태우기 위해 승객을 폭행해 강제로 끌어내린 유나이티드 항공이 최근 비슷한 이유로 퍼스트클래스 승객에게도 내릴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동영상 캡처]

[사진 동영상 캡처]

11일(현지시각) LA타임스에 따르면 폭행 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1일에는 하와이에서 LA로 돌아가려던 제프 펀스(Geoff Fearns)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매체에 따르면 약 5600억 상당의 부동산 사업을 하는 미국의 투자회사 트라이퍼시픽 캐피탈 어드바이저(TriPacific Capital Advisors) 대표 저프 펀스는 지난주 하와이에서 LA로 이동하기 위해 유나이티드 항공의 일등석을 예약했다. 그는 일등석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1000 달러(약 112만 원)를 지불했다.

당시 승무원은 음료를 마시며 이륙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초과 예약으로 좌석이 부족해 ‘더 중요한 사람’을 그의 자리에 대신 앉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중요도를 표기한 ‘우선순위 명단’(priority list)에 따르면 저프의 위치가 낮아서 자리를 비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승무원들은 하차를 거절한 그에게 “수갑을 채우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퍼스트클래스에서 이코노미 클래스로 강제 강등되었고 싸움 중인 부부 가운데에 앉아 6시간 넘게 비행해야만 했다. 이후 항공사 측은 그에게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하지 않았다.

결국 변호사와 상의한 그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CEO인 오스카 무노즈(Oscar Munoz)에게 전액환급과 함께 자선 단체에 2만 5천 달러 기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항공은 그에게 일등석 티켓과 이코노미 클래스 티켓의 차액과 500달러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현재 그는 변호사와 함께 소송을 고려 중이며 다시는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행기에서 강제로 끌려나간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 박사가 막강한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소송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오 박사는 변호인단을 통해 유나이티드 항공과 시카고 시가 확보한 모든 관련 영상과 조종석 기록, 기타 비행 관련 자료, 강제 퇴거에 가담한 관련자들의 인사 기록 등을 보존 조치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는 지난 주말 미국 시카고발 루이빌행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에서 좌석을 포기하라는 항공사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로 끌려나가다 부상을 입고 시카고 병원에 입원중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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