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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항공 또 다른 피해 승객 “수갑채우겠다” 협박

중앙일보

입력

지난주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을 탔다가 오버부킹 문제로 피해를 입은 저프 피언스.

지난주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을 탔다가 오버부킹 문제로 피해를 입은 저프 피언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피해 승객이 나타났다.  
 지난주 하와이에서 로스엔젤레스(LA)로 향하는 유나이티드 항공기를 탔다가 오버부킹 문제로 내려야했던 미국인 저프 피언스(59)다. 피언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리지 않고 버텼더니 승무원이 ‘수갑을 채울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하와이서 LA행 탔던 미국인 #먼저 1등석 탔는데도 “내려라” #이코노미석 태우고 티켓 차액도 안줘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의 한 투자회사 사장인 피언스는 지난주 하와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일찍 회사로 돌아가야할 사정이 생겨 하와이 리후에공항에서 1000달러짜리 1등석 티켓을 샀다. 제 시간에 맞춰 탑승한 피언스는 비행기가 이륙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승무원이 뛰어들어오더니 피언스에게 “내려달라”고 했다. 피언스가 이유를 묻자 “오버부킹 문제가 발생했다”며 “당신보다 우선 순위의 고객을 태워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언스가 내리지 않고 버티자, 승무원은 “당신에게 수갑을 채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언스는 “이륙 전 먼저 좌석에 앉아있든, 티켓 값을 얼마를 지불했든 그들에겐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우선 순위 고객 명단이 최우선 기준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행히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데이비드 다오 박사에게 했듯이 피언스를 질질 끌고 나가진 않았다. 대신 피언스가 “이번 비행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계속 항변하자 타협안을 내놨다. 1등석엔 자리가 없으니 이코노미석으로 가란 것이었다. 피언스는 “1등석 티켓을 사놓고 비좁은 이코노미석에서 6시간을 타고 왔다”며 “유나이티드항공은 이후 항의 메일을 보내기 전까지 티켓 가격의 차액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사장.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사장.

 LA에 도착한 피언스는 며칠 뒤 다오 박사 사건을 접했고,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사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피언스는 자신의 불쾌했던 경험을 거론하며 “비행기 티켓값 전액 보상을 하던지, 2만5000달러를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해줄 것”을 요구했다.

유나이티드항공 고객센터에서 즉각 답장이 왔다. 고객센터는 “1등석과 이코노미석 티켓 가격 차이분을 지급하고, 500달러어치 항공사 크레딧도 별도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피언스는 “뒤늦은 대처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시는 유나이티드항공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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