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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최대한 드려요 … 이통사들 ‘V시리즈’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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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성수기를 맞은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창고에 쌓인 LG전자 ‘V시리즈’ 할인에 나섰다. 저렴한 폰을 원하는 고객도 잡고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의 독주도 견제하는 동시에 재고 물량도 소진하는 ‘1석3조’ 효과를 거두려는 포석이다.

1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LG전자 ‘V20(사진)’ 모델 단말기 지원금을 17만2000원에서 33만원(월정액 7만원 대 요금제 기준)으로 올렸다. 33만원은 현행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출시 후 15개월이 안 된 스마트폰 단말기값 지원을 허용하는 최대한도다.

KT선 V20 보조금 33만원 지급 #V10은 기기가격 사실상 없어

SK텔레콤도 지난 8일 V20 단말기 지원금을 11만원에서 28만원으로(월 7만원 대 요금제 기준), LG유플러스도 지난달 말 같은 기준 지원금을 14만7000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V20은 지난해 9월 90만원에 출시됐는데 지원금을 받으면 50만원 대에 살 수 있다. 특히 KT는 2015년 10월 출시된 LG ‘V10’ 지원금도 크게 늘려 사실상 공짜에 팔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스마트폰 성수기를 맞아 LG 폰을 싸게 내놓는 것은 창고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갤럭시S8으로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특정 스마트폰 제조사만 독주하면 제품 프로모션 비용을 이통사가 제조사보다 더 많이 부담하게 될 수도 있어 경쟁사 폰 지원금을 올려 견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또한 “이통사 입장에선 갤럭시S8을 찾으러 왔다가 비싼 가격에 발길을 돌리는 고객을 저렴한 폰을 권해 붙잡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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