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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될 것 "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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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10일 “주변국들이 한국의 대통령 궐위 상황을 이용해 한국을 배제하고 자기들의 이해대로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려는 경향이 보인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의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하면 빠른 시일내에 미국을 방문해 안보위기를 돌파하고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지난 1월2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 중)북한을 먼저 가겠다. 단지 사전에 그 당위성에 대해 미국, 일본, 중국에 충분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문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긴급성명서를 내고 이처럼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의 외교안보팀을 이끄는 서훈 전 국정원 차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불안은 문재인후보와 민주당이 책임진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근인사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다"며 "(인터뷰 당시와는)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며 “사드를 이유로 취해지는 중국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북핵에 대해선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친구 나라인 한국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도 했다.이날 문 후보는 "사드를 배치해야한다"는 말은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기존 입장에서 변화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후보는 그간 사드문제와 관련해서는 "미·중을 설득할 복안이 있다"고만 했을 뿐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하면서 뚜렷한 입장을 드러내보이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서도 어느 때보다 강한 톤으로 경고했다. 문 후보는 “도발 즉시 북한은 존립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핵과 미사일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 중국이 가장 믿을만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문 후보는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선대위 출범과정에서 민주당은 추미애 대표가 당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김민석 전 의원을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잡음이 노출됐다. 문 후보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분골쇄신(粉骨碎身)’, ‘사즉생(死卽生)’ 같은 표현을 쓰면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한 당내 갈등은 국민 앞에 송구하고 면목 없는 일”이라며 “오늘 이후로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직접 나서서 치우겠다”고도 말했다.

이날 민주당사에는 위기감이 역력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되면서다. 공개 회의 전에 열린 비공개 사전회의장엔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신문 가져오라”는 지시가 반복적으로 내려왔다.

문 후보도 당내의 위기감을 반영하듯 “남은 한 달 우리는 두 가지와 맞서야 한다. 하나는 정권을 연장하려는 부패 기득권 세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자신”이라며 “낙관과 안이, 자만과 오만을 버리고 매일 긴장하고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문재인 캠프 측에서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요구했던 강기정 전 의원을 종합상황수석부본부장으로 내정했다.  또 문 후보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인 윤원철 경선캠프 상황실장, 이재명 성남시장의 측근인 장형철 경선캠프 기획실장을 선대위 비서실 공동 부실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강태화ㆍ채윤경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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