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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우파 결집하면 이겨” … 유승민에게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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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노재봉 전 총리를 만났다. [오종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9일 서울여의도에서 노재봉 전 총리를 만났다. [오종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9일 경남지사직 사퇴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홍 후보가 세운 향후 전략의 핵심은 보수 우파 총결집이다.

김종인엔 “모셔 오는 게 최선 과제” #자정 직전 지사직 사퇴, 보선 무산 #유 “법으로 장난쳐” 꼼수 비판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는 허물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없었던 것은 내가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측에게 건넨) 640만 달러 받은 거, ‘바다이야기’로 두들겨 놔서 대세론을 꺾어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표를 안철수 후보가 가져갔는데 그건 다시 뺏어올 수 있다”며 “안철수 뒤에 박지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후보는 “선거구도는 결집이냐 아니냐에서 갈린다. 우파가 결집하면 박빙으로 가도 이길 수 있다”며 “태극기집회는 겁이 난 우파, 애국시민들이 뛰쳐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도 “내가 있을 때 안 들어오면 그 당은 증발한다”고 했고, 대선 출마에 나선 김종인 전 의원에 대해서도 “모시고 오는 게 우리 대선 전략 중에 최선의 과제”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노재봉 전 총리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잇따라 만난 자리에서도 “분열된 보수 우파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 후보의 당면 과제인 바른정당과의 연대는 유승민 후보가 독자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여전히 성사가 불투명하다. 홍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바른정당 내에서도 국민의당 합류파, 한국당 합류파, 독자노선파 등 의견이 각자 달라 결국 바른정당은 세 갈래로 갈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 의총을 열어 당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사직 꼼수 사퇴 논란=홍 후보는 대선 출마자 공직사퇴 시한인 이날 밤 11시 57분 박동식 경남도의회 의장에 사임통지서를 보냈다. 도 관계자는 10~11일 중으로 도선관위에 홍 후보의 지사직 사퇴를 통보할 예정이다. 4월 9일 이전에 사퇴 통보가 이뤄졌으면 대선일인 5월 9일 경남지사 보선이 함께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통보가 10일 이후로 늦춰지면서 지사 보선은 무산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 지사의 뒤늦은 사퇴에 대해 “도민의 참정권을 볼모로 한 헌법 파괴적 작태”(민주당 경남도당), “법률가가 법으로 장난 치는 게 우병우와 다를 바 없다”(유승민 후보)는 비판이 나왔다. 홍 후보는 지사 보선을 무산시킨 이유에 대해 “1년짜리 도지사를 위해 선거비로 300억원을 지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홍 후보가 지사 보선 과정에서 경남도정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나올 경우 대선 표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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