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보건부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부검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화학물질(사린)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터키의 Adana 법의학협회와 WHO(세계보건기구) 및 헤이그의 OPCW(화학무기금지기구) 관계자들이 입회한 가운데 희생자 중 3명을 부검한 결과 사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 사린 가스가 대체 뭔가.
A.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린 가스는 자연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독극물로, 살충제 성분과 유사하다. 사린은 원래 투명하고 무색 무미 무취한 액체다. 그러나 기화되어 공기중으로 확산된다. 공기로 퍼져나간 사린 가스는 사람의 피부나 눈, 호흡기 등으로 침투한다. 물에도 잘 녹아, 사린 가스가 녹아든 물이나 음식을 섭취하면 비슷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사람의 옷에 묻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사린 가스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는 성질이 있다. 낮은 지대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가스 흡입량과 노출된 시간에 따라 증상은 달라진다. 액체 상태로 접촉한 경우엔 몇 분 내에, 가스 상태로 노출되면 몇 초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곧바로 퍼지고 증상 역시 즉각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위협적이다.
- 사린 가스는 누가 만들었나
시리아 어린이 포함한 민간인 살상한 사린 가스 #나치 독일이 개발했지만 히틀러는 사용 안 해 #역사상 확인된 네번의 공격 중 두 번이 시리아서
1939년부터 제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나치 정부는 슈뢰더에게 해충 박멸 따윈 잊어버리고 사린을 가능한 빨리 화학 무기로 만들라고 지시한다. 나치는 결국 이 강력한 화학무기를 손에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세계대전에서 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 그렇다면 사린 가스가 무기로 사용된 건 언제인가.
A. 이번 시리아 참변은 역사상 확인된 네번째 사린 가스 공격이다. 그중 두번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첫번째 사린 가스 공격은 1988년 3월 16일, 이란-이라크 전쟁의 끝무렵에 이뤄졌다. 이라크군은 당시 이란 국경에서 수십 마일 가량 떨어진 쿠르드족 마을에 사린 가스를 투하해 5000명 이상을 살상했다. 미국 정부가 공격 예정 사실을 알고도 조용히 있었다는 것이 후에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람은 물론 나무에 앉아 있던 새와 동물들도 고통스럽게 픽픽 쓰러져나갔다고 한다.
두번째 기록은 1995년 3월 20일 일본의 소위 '옴 진리교' 사건이다. 광신도들이 도쿄의 지하철에 사린 가스를 퍼뜨려 12명이 죽고 수천명이 중독 증상에 시달렸다. 생존자는 “무언가에 쏘인 것처럼 갑자기 숨을 쉴 수 없었다”고 증언한다.
세번째와 네번째 사린 가스 공격은 시리아에서 있었다. 미국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2013년 8월 21일 벌어진 아사드 정부의 공습으로 어린이 426명을 포함해 1429명이 죽었다. 미국 정부는 당시에도 아사드 정권이 반군을 축출하기 위해 이 같은 비인도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 금지된 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가 없었나.
A.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군사적 개입 위협까지 해가며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서명을 하도록 이끈 바 있다. 하지만 아사드는 3년여 만에 또다시 자국 국민들이 있는 반란군 점령 지역에 사린 가스를 투하한 것이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번 화학무기 공습의 책임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서방 세계는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아사드는 병원과 구호 대원들을 공격하고 화학무기 공격까지 감행했다. 그 결과 잔혹하기로 유명한 IS(이슬람 국가)는 물론 지하드 보다 더 많은 사람을 살상했다고 ‘아틀랜틱’은 보도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지도자들이 아사드 정권을 축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고, 미국은 7일 시리아 홈즈의 비행장을 타깃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 행사를 단행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