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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폭행당했던 기자, 시진핑 맞는 백악관 실무 지휘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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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워싱턴 시내의 외신기자센터 8층 회견장.
지구촌의 관심사인 미ㆍ중 정상회담을 설명하기 위해 들어선 이는 매튜 포틴저(43)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었다. 외신기자센터에서 열리는 현안 브리핑에는 해당 사안을 가장 잘 아는 당국자가 나오는 게 관례다.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업무에 중국이 포함돼 있지만 포틴저의 등장은 그가 이번 정상회담의 실무 책임자라고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함께 자리한 국무부의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대행과 함께 기자들의 속사포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회담 일정은) 6일 오후 시작되는데 두 지도자가 모두 (회담장인) 팜비치로 날아온다. 부인들도 함께한다”며 “두 정상이 차를 마실 시간도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4일 “참전군인 출신이자 중국통이 시진핑(習近平)을 맞는 트럼프에게 조언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포틴저를 소개했다. 포틴저는 관료 출신이 아니다. 기자로서 현장에서 중국을 경험했다. 로이터통신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로 베이징에서 근무했다.
2005년 WSJ에 쓴 글에서 그는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대가 사복 경찰에게 두드려 맞고 저지당하는 것을 봤다”며 “내가 취재원과 얘기할 때 정부 공안원들이 나를 촬영했다”고 했다. NYT는 “(베이징 근무 때) 포틴저는 기업 비리에 대한 탐사 보도에 나섰다가 중국 공안원들에게 두들겨 맞았다”고도 전했다.

포틴저는 2005년 기자 생활을 끝낸 뒤 해병대를 거쳐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이때 만났던 마이클 플린과의 인연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올 초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됐던 플린은 포틴저를 백악관에 데려갔다. 플린은 이후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경질됐지만 후임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포틴저를 붙잡았다. 포틴저는 한국 정부의 당국자들과도 이미 얼굴을 익혔다. 지난 2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 때 동행했다. 
한편 트럼프의 오늘팔인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이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가 결정한 사안”이라며 “맥매스터 보좌관이 NSC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일각에선 “배넌이 추진했던 반이민 행정명령 등이 제동이 걸리자 이에 따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또 배넌 대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합참의장을 이전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NSC 당연직 위원으로 복귀시켰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매튜 포틴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 미중 정상회담 깊숙이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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