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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ed "트럼프 재정정책 못미더워" 보유자산 축소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이 못미덥다.


5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부양 효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다수 위원은 연준이 올해 말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때 1조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던 연준의 자산이 양적완화 등으로 4배 이상 불어났다. 그동안 연준은 국채와 부동산담보대출증권(MBS)의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이를 다시 매입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유지해왔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이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보유자산을 조금씩 내다팔면서 풀린 돈을 시장에서 회수하겠다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대신 보유자산을 얼마나 축소하고, 어느 정도의 속도로 축소할 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떠나는 타룰로 이사 "도드-프랭크법 적당한 선에서 수정해야"

이날 8년 동안 몸담았던 연준에서 퇴임한 대니얼 타룰로 이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금융규제 완화방침에 대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도드-프랭크법에 대해 매우 중요한 이발(a very major haircut)을 하려 한다. 우리는 강력한 규제를 원한다. 또한 강력한 규범을 원한다. 그러나 일자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일을 불가능하게 하는 규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도드-프랭크법의 대대적인 정비계획을 재천명한바 있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영역을 분리하고, 대형은행의 자본확충을 의무화, 파생금융상품의 거래투명성 제고, 금융지주회사 감독 강화 등 주로 대형투자은행을 옥죄는 내용을 담고있다.

타룰로 이사는 이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건전한 여신이 많이 늘었다. 또한 지난해 민간은행들의 수익은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도드-프랭크법이 은행 시스템 혹은 미국의 경제를 광범위하게 옥죄고 있다는 주장은 과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드-프랭크법  내에서 은행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볼커 룰’ 정도를 수정하는 선에서 그쳐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않으면 트럼프케어와 같이 의회 문턱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볼커 룰은 고객들의 돈을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룰로 이사는 CNBC와 퇴임 인터뷰에서 “1분기 부진에 비해 2분기 지표가 꽤 좋게 나타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3월 민간부문 고용이 26만3000명 늘어난 ADP 고용지표 호조에 대해 “경제 견인력이 실제로 강력해졌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며 “이 지표는 2분기 성장에 대한 전조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전망이 알려지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 하락한 2만648.1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31% 낮은 2352.95에, 나스닥 지수는 0.58% 내린 5864.48에 마감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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