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 유승민 "뒤에서 칼로 찌르는 것 같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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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에세이 집을 들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에세이 집을 들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07년 경선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의 차이 때문에 나는 이기든 지든 경선만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이 분을 가까이서 도울 수는 없겠다고 결심했다. 박 후보를 위해 내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을 했다. 그건 수락연설과 승복연설, 두 건의 연설문 작성이었다. 수락연설문은 참 힘들게 겨우 썼고, 승복연설문은 순식간에 짧게 썼다. 결국 승복연설은 후보가 한 자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읽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중)

자전적 에세이집 펴내 #박 대통령과 일화 소개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가 자전적 에세이집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펴냈다. 대선을 앞두고 본인의 성장 과정과 정치역정을 담아낸 책이다.

책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불협화음과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데 상당한 비중을 뒀다. 박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에 대해선 "누군가 뒤에서 내 등을 칼로 찌른 아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당시 당내 친박의 압박에도 원내대표직을 곧바로 사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장에라도 사퇴하는 게 오히려 쉬운 일이었다"면서도 "그럴 수 없었다. 그건 개인 유승민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론은 집권당 원내대표와 대통령의 권력투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내가 정치적 미래를 위해 대립각을 세운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지만 내 기준은 단 하나였다. 정치를 그만두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옳은 길을 가자는 거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책 출간에 맞춰 4일 기자간담회를 연 유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철수 전 대표를 겨냥해 "국민의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뛰쳐나온, 민주당 2중대"라고 일갈했다. 또한 "과거 북한에 불법적으로 돈을 갖다 바친, 대북송금의 주역인 박지원 의원이 이 당의 대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도 반대하고 있다. 누가 보수정당으로 인정하겠나"라고도 반문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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