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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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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드세요.”

“식사 1시간 전, 빈 속에 드세요.”

약국에서 주는 약봉지에는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한 권장 복용법이 표시된다. [중앙포토]

약국에서 주는 약봉지에는 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한 권장 복용법이 표시된다. [중앙포토]

환자들은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마다 권장 복용법을 안내받는다. 복용법은 일반적으로 ‘밥 때’를 기준으로 한다. 간단하지만 의외로 지키기 어려운 지침이기도 하다. 아침 식사를 곧잘 거르는 등 삼시세끼를 챙기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왜 그런 복용법이 정해졌는지를 알지 못하면 지켜야 하는 이유도 와닿지 않는 법이다.

약마다 권장 복용법이 다른 이유는 무엇이고 지키지 않으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식약처가 제공하는 ‘올바른 약 복용법’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각 의약품의 권장 복용법을 따르면 약효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중앙포토]

각 의약품의 권장 복용법을 따르면 약효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중앙포토]

가장 흔한 복용법인 ‘하루 세 번, 식후 30분’, 왜 생겼나.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위장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부프로펜ㆍ디클로페낙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철분제는 빈 속에 복용하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어, 음식물을 섭취해 위 점막을 보호하도록 해야한다.
둘째는 음식물이 있어야 약효가 높아지는 경우다.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 치료제는 섭취한 음식에서 지방의 흡수를 방해하는 약이다. 방해할 음식물이 있어야 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후약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식사 중이나 음식물이 완전히 흡수되기 전인 식후 1시간 이내 복용이 권장된다.

모든 약에 적용되나.

약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다르다. 크게 식전ㆍ식후ㆍ취침 전 복용 약으로 나뉜다.

식전 복용약에는 어떤 것이 있나.

대표적으로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이 있다. 위장관 내에서 젤을 형성해 음식물의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한다.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이다. 식전에 복용해야 식사로 인해 혈당이 급증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음식물이 약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먼저 먹어야 하는 약도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식사 1시간 전쯤 복용해야 체내에 잘 흡수될 수 있다. 다만 약이 식도에 흡착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니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다.

취침 전 복용약은 위장 상태와 상관이 없나.

자기 전에 먹는 약은 위장장애보다는 강한 졸음으로 인한 부작용이 큰 경우다.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활동을 앞두고 복용하면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취침 전 복용이 바람직하다.
비사코딜 성분 등의 변비약은 복용 후 7~8시간 후에 약효가 나타나므로 아침 시간 배변 효과를 노리고 취침 전에 복용한다. 물론 8시간 정도 취침이 가능할 때의 얘기다.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몸 속에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중앙포토]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몸 속에 약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중앙포토]

‘식전ㆍ식후ㆍ취침 전’만 지키면 되나.

식사와 취침이 규칙적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일정한 공백을 두고 복용해야 체내 약물 농도가 떨어지지 않아 약 기운이 유지된다. 따라서 약을 먹는 동안에는 의도적으로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편이 좋다. 위장장애를 유발하지 않는 의약품의 경우, 식사와 상관 없이 시간을 정해놓고 복용하면 된다.

햄버거와 콜라로 식사를 했다. 남은 콜라와 함께 약을 먹어도 될까.

물을 구하도록 하자. 콜라ㆍ커피ㆍ주스 등 음료는 위의 산도에 영향을 주고, 카페인 등 성분은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모든 약은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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