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정책 재검토 끝났다 … 그 내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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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이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FT,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서둘러 마무리" #트럼프,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 흔들며 협상장으로 #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지시한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을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서둘러 끝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캐슬린 맥팔런드 NSC부보좌관이 주도한 대북정책 검토작업이 완료됐지만 이 결과를 트럼프에 전달했는지, 또 트럼프가 (이 검토 결과안을 보고) 얼마나 빨리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두 매체는 "새 대북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지만 큰 줄기는 세컨더리보이콧, 즉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금융기관에 혹독한 제재를 가하는 옵션이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서 제3국은 사실상 중국을 뜻한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2일 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없이 1대 1로 북한과 맞불을 것이냐"는 질문에 "더 말할 필요 없다. 전적으로(totally) 그렇다.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고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룰지 말지 결정할 것이며, 중국이 그렇게 한다면 중국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안 하면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6~7일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미국 단독으로 북핵 문제를 다루겠다며 중국의 결단을 다시금 촉구한 셈이다.

트럼프가 말한 '우리가 할 것'이라고 한 대목은 세컨더리보이콧 외에도 테러지원국 재지정, 사이버전 강화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성 측면에선 의문이 따른다. 따라서 독자적인 군사행동 옵션까지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란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 고위 관리를 인용, "대북선제타격도 옵션에서 배제하지는 않지만 덜 위험한 조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FT는 "대북선제공격이 아니라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은 보다 효과적인 대북제재에서부터 보다 '논쟁적'인 다양한 비밀작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독 해결책'은 군사행동을 뜻하는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NSC 2인자인 맥팔런드 부보좌관은 FT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2021년 1월)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트럼프가 오바마의 대북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했지만 결국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만 높혔을 뿐 사실상 '제재와 압박'이란 기존 오바마 노선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중국도 간파하고 있어 결국 북한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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