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간 노동, 월급 7만원"...'무한도전'으로 돌아보는 한국의 노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무한도전 화면]

[사진 무한도전 화면]

지난 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국회의원 특집이 많은 시청자와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특히 한 출연자는 "하루 22시간 일하고 두 달 동안 7만원을 받았다"는 경험담을 이야기해 보는이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샀다.

자신의 노동 경험담을 이야기한 해당 출연자는 "새벽 4시 30분에 퇴근하고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옷만 갈아입고 씻고 튀어나와서 다시 회사로 가서 6시에 출근을 했다"라며 "월화수목금토일 내내 출근을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분들이 하시는 일들이 '열정페이'다"라며 "일정한 성과를 내야하는데 그 성과에 여러 업체가 경쟁을 하고 나머지는 사장되는 프로그램, 이런 시스템 안에 놓여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출연자의 경험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보다는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고, 더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중인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각종 지표와 통계가 한국 직장인들의 이러한 노동환경을 증명한다.

[사진 무한도전 화면]

[사진 무한도전 화면]

[사진 무한도전 화면]

[사진 무한도전 화면]

노동시간, OECD 2위

2015년 자료를 기준으로 한국 직장인의 연평균 노동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다. 한국인은 1년에 2163시간을 노동하는 데 쓴다. 한국인보다 더 많이 노동하는 OECD 회원국은 2237시간으로 1위를 차지한 멕시코 뿐이다.

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1770시간이다. 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인은 평균보다 40여일가량 더 많이 노동을 하는 셈이다.

실질임금, OECD 중하위권

OECD 자료에서 한국인의 실질임금은 중하위권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국인의 노동 시간은 회원국 중 최고수준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취업자의 2016년 기준 평균 연간 실질임금은 3만 3110달러로 OECD 평균인 4만 1253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연간 실질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실질임금은 15.67달러로 OECD 평균인 23.36달러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평균의 67%에 불과한 것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과 비교할 경우 한국 직장인은 미국 직장인보다 1년에 40일을 더 일하고 있지만, 임금은 47.8%로 절반도 못 받고 있었다.

[사진 OECD 워킹 페이퍼]

[사진 OECD 워킹 페이퍼]

출산율, OECD 중 꼴찌

무한도전에서 자신의 과거 노동 경험을 털어놨던 출연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사에서 다니면서 결혼해서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라며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아이를 낳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당연스럽게 들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출연자의 발언처럼 한국의 출산율은 OECD 중 '꼴찌'다.

[사진 무한도전 화면]

[사진 무한도전 화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한 ‘월드팩트북’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16년 합계출산율은 약 1.25명으로 전 세계 224개국 중 220위다. OECD 화원국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의원은 무한도전에서 이러한 경험담을 듣고 '포괄임금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 의원은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한달 동안 연장 근무를 20시간 하는 것으로 퉁쳐서 얼마에 임금을 받는 것으로 하자'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20시간의 3~4배가 넘는 경우도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원석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