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구치소에서 어떤 생활하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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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내게 될 서울구치소엔 현재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주요 혐의자들이 수감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생활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될 독방은 6.56㎡(1.9평) 규모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 교도소 평균 독방 면적의 2배 크기다. 독방엔 화장실을 포함해 관물대·책상·TV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집기류가 구비돼 있다. 바닥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 있어 추위를 피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보다 더 넓은 공간 확보를 위해 여러명이 수용돼 있는 공간을 홀로 사용할 수도 있다.

과거 구속됐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독방에 수감됐다. 다만 전직 대통령의 신분을 감안해 일반 재소자 수용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의 건물에 ‘특수 독방’을 만들어 생활하도록 했다. 다른 재소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막도 설치했다. 1995년 11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노 전 대통령의 독방은 약 11㎡(약 3.5평) 크기로 별도의 화장실과 접견실이 딸려 있었다. 같은해 12월 안양교도소에 구속된 전 전 대통령은 재소자 여러 명이 함께 쓰던 방을 개조해 혼자 사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지내는 동안 다른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8시에 잠들게 된다. 일요일을 제외하곤 하루 45분씩 운동시간이 주어진다. 구치소 내 식사는 4가지 반찬에 국과 밥 등으로 구성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첫 식사가 될 31일 아침 급식메뉴는 식빵·케첩·치즈 등이다.

그간 공식석상에서 보여왔던 ‘올림머리’는 고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치소에도 미용사는 있지만 커트만 가능할 뿐 이외의 스타일링은 불가하다. 규정상 구치소 내에 철제 헤어핀을 반입할 수도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수십개 이상의 헤어핀을 활용해 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에 화장품은 반입할 수 없다. 다만 하루 최대 4만원의 영치금을 사용해 스킨과 로션 등 기초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구치소에선 빵과 과자 등 간식거리부터 기초화장품, 속옷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한 달여 간 이같은 구치소 제품을 구입하는 데 113만원의 영치금을 사용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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