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조...불안한 2위에서 1위로 반등한 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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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경기력 부진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한국 축구와 달리 일본 축구는 기사회생한 분위기다. 3월에 치른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28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7차전에서 약체 태국을 4-0으로 완파했다.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완승했던 일본은 불안한 B조 2위를 달리다가 단숨에 B조 1위(5승1무1패·승점 16)로 올라섰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각 조 1·2위 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이번 최종예선 2연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축구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2017년 공식 경기에 한 경기도 못 뛴 혼다 게이스케(AC밀란)를 발탁한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혼다의 선발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설문조사에서 72.9%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경기를 뛰지 못해 감각이 떨어져있는 선수를 발탁한 데 대해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엔 혼다가 필요하다. 20경기를 치르면서 혼다는 우리 팀 최다득점자다"며 두둔했다. 여기에 일본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악재도 덮쳤다. 대표팀 내 구심점이 사라져 힘겨운 2연전이 점쳐졌다.

그러나 정작 실제 2연전에서 일본대표팀은 달라져 있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실전에서 혼다를 선발에서 뺐고, 신예 선수들을 중요한 포지션에 기용시키면서 변화를 줬다. A매치에 단 2경기만 뛴 신예 공격수 쿠보 유야(겐트)는 UAE전, 태국전에서 연속 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살렸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격·수비 모두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월 홈에서 1-2로 패했던 상대였던 UAE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꾼 일본은 조 최약체 태국을 상대해서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공격수 우사미 다카시(아우크스부르크)는 "(쿠보같은 선수가 있어서)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가 아래에서 (선배 세대를) 올라오는데 쿠보가 활약을 보였다"고 말했다.

태국전에서의 승리에도 할릴호지치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도 교훈을 얻었다. 집중력이 90분간 계속 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원에서 패스 미스가 나오고, 수차례 상대에 슈팅을 내준 점에 대한 아쉬움을 보이며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월드컵으로 가는 관문이 열렸다. 낙관적"이라면서도 "지금 좋은 위치에 와 있지만 가장 어려운 건 지금부터다"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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