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처럼 세밀한 조선시대 북악산 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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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건무

이건무

“다 아버님 뜻입니다. 저희는 특별히 한 것이 없습니다.”

‘옥호정도’‘대한민보’ 문화재 2점 #이건무씨,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이건무(70·사진)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집안에 내려온 문화재 두 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조선 후기 회화인 ‘옥호정도(玉壺亭圖)’와 대한제국 말기의 일간지 ‘대한민보(大韓民報)’다.

‘옥호정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옥호정도’.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옥호정도’는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장인이자 조선 후기 세도정치를 연 김조순(1765~1832)의 별장인 옥호정 일대를 그린 그림이다. 150.3×193.0㎝ 크기로 서울 북악산 백련봉 일대의 경관을 마치 설계도를 보듯 상세하게 그렸다. 이 전 관장의 선친인 이춘녕(1917~2016) 전 서울대 명예교수의 유지에 따라 기증됐다.

‘대한민보’.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보’.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보(大韓民報)’는 1909년 6월 2일 창간된 일간지다. 국한문 혼용 신문으로, 사회비판 및 계몽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1면 중앙의 삽화는 우리나라 신문 시사만화의 효시로 꼽힌다. 기증받은 신문은 1910년 5월 24일 발간된 281호부터, 같은 해 7월 6일 나온 361호까지 총 36회 분이다.

이 전 관장의 할아버지는 역사학계의 태두 이병도(1896~1989)씨다. 지난해 7월 타계한 부친은 서울대 농대 교수를 지냈다. 이 전 관장은 “아버님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옥호정도’를 찾았다”며 “역사학자는 물론 일반인이 우리 역사의 흐름을 아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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