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넷선 "목소리 채팅" 휴대폰은 "문자로 말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기러기 아빠'인 김계훈(49)씨는 미국에 살고 있는 부인과 매주 30분씩 통화하지만 국제전화료는 내지 않는다. 인터넷 메신저(실시간 메시지 전달 프로그램)로 음성 채팅을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무료로 쓸 수 있고 화상 채팅으로 얼굴도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주원(22.여)씨는 친구들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연락한다.

박씨가 하루 평균 보내는 문자는 50여 통, 전화는 열 통 미만이다. 박씨는 "여러 명의 친구에게 한꺼번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문자 위주였던 인터넷에는 음성 채팅이나 전화 서비스가 많아졌다. 반면 휴대전화의 문자 이용 건수는 음성 통화 건수를 넘어섰다. 문자와 목소리가 섞이는 '짬뽕 통신'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MS는 지난해 말 인터넷 메신저에 음성쪽지 기능을 넣은 'MSN 7.5'를 내놓았다. 이용자가 채팅을 하다 상대편에게 목소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인터넷 포털 야후(www.yahoo.com)는 지난해 말 메신저 이름을 아예 바꿨다. 음성 채팅 기능을 강화해 '야후 보이스(음성) 메신저'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업체들도 지난달부터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에서는 오히려 문자 이용 건수가 늘고 있다. 지난해 KTF의 월 평균 문자 발송 건수는 43억 건으로 통화 발신 횟수(39억 건)를 앞질렀다. 이 기간 LG텔레콤의 월 평균 문자 건수도 7억4000만 건으로 6억5000만 건을 기록한 통화 횟수보다 많았다.

경희대 이경전(경영학부) 교수는 "통신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음성과 문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음성과 문자를 동시에 소통하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